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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은 어떻게 지금의 AI 시대를 만들었나

  • 고건 기자
  • 입력 2025.12.0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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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언어 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은 AI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개념이다. 사람처럼 말하고 글을 쓰는 프로그램이지만 내부 구조를 뜯어보면 거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계산하는 확률형 모델이다. 

 

LLM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방대한 문장을 학습해 패턴을 익히고 상황에 맞는 문장을 예측한다. 사용자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경험하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계산이 빠르게 돌아가며 가장 가능성 높은 단어를 골라낼 뿐이다. 그럼에도 사람이 보기에는 충분히 인간의 지능처럼 느껴져 지금 AI의 대표 기술로 자리 잡았다.


LLM의 기술적 기반은 2017년 구글 연구진이 발표한 ‘트랜스포머’ 구조다. 트랜스포머는 문장을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는 방식이 아니라 문장 전체를 한 번에 바라보며 단어들 사이의 영향을 계산한다. 어떤 단어가 어떤 단어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지를 점수로 매겨 문맥을 잡아내는 방식이다. 

 

이 과정이 바로 ‘어텐션’이다. 인간이 느끼는 의미 이해와는 다르지만 문맥을 파악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 구조 덕분에 긴 문장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이후 등장한 모든 LLM의 기본 틀이 됐다.


LLM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린 회사는 오픈AI다. GPT 시리즈가 그 흐름을 주도했다. GPT-1은 실험용에 가까웠고 GPT-2는 자연스러운 문장 생성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GPT-3는 모델 크기를 크게 늘리며 다양한 작업을 하나의 모델로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후 사람의 피드백을 반영해 대화 능력을 강화한 ChatGPT가 등장했고 이때부터 LLM은 연구실 기술에서 대중 기술로 넘어갔다. 메타는 LLaMA 시리즈로 연구자와 개발자 중심의 생태계를 확장했고 구글은 PaLM과 Gemini로 기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빅테크들도 자국 모델을 앞다퉈 개발하며 국가 단위의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LLM이 탄생한 배경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데이터다. 인터넷에는 인간이 남긴 텍스트가 말 그대로 행성 단위로 쌓여 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모델이 학습할 수 있게 정제하면서 LLM이 학습할 재료가 충분히 확보됐다. 

 

둘째는 컴퓨팅이다. 엔비디아 GPU의 성능 향상과 클라우드 서버 확대로 초대형 모델을 돌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마지막은 알고리즘이다. 트랜스포머 구조가 등장하면서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문장을 이해하는 것처럼 계산할 수 있게 됐고 모델을 크게 키워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따라왔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면서 지금의 LLM 시대가 열렸다.


LLM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면 연구 목적과 산업 목적이 함께 얽혀 있다. 연구자들은 언어를 잘 모델링하면 지능의 본질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나의 모델이 번역과 요약과 질문 응답을 모두 처리하는 범용 모델에 대한 꿈도 있었다. 

 

산업계의 경우는 더 직접적이다. 콜센터 상담 문구 작성, 마케팅 문장, 보고서 초안, 이메일 작성, 코딩 보조 등 인간의 언어 기반 업무가 너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영역이 자동화되면 기업에 큰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기고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열린다. LLM은 기술적 욕망과 경제적 필요가 만난 결과물이다.


초기 LLM은 말 그대로 문장을 이어 쓰는 수준이었지만 GPT-3 이후에는 프롬프트만 잘 입력하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 모델로 진화했다. 이후 사람의 피드백을 이용해 대화 퀄리티를 올리는 방식이 붙으면서 ChatGPT 같은 모델이 탄생했다. 

 

지금은 모델이 직접 툴을 사용해 웹 검색이나 계산을 수행하는 단계까지 왔다. 모델 자체의 능력뿐 아니라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셈이다.


지금 AI라고 불리는 기술 대부분은 사실상 LLM이 전면에서 작동한다. 검색엔진의 AI 요약, 이메일 자동 작성, 회의록 정리, 고객 응대, 코딩 보조까지 거의 모든 AI 서비스가 LLM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최근 많이 언급되는 ‘AI 에이전트’도 핵심은 LLM이며 그 아래에 웹 브라우저 조작, 파일 분석, 도구 호출 같은 기능이 연결돼 있다. 즉 LLM은 현재 AI 생태계의 기본 엔진이자 인터페이스이며 다른 AI 기술을 묶어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중심축이다.


LLM은 인간처럼 사고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언어를 매개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 덕분에 현대 AI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의 언어 패턴을 학습한 모델이 다시 인간의 언어 업무를 지원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지금의 AI 흐름을 이해하려면 결국 LLM을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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