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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임상시험을 넘어 영상 판독으로 AI를 확장시키는 방법

  • 은대영 기자
  • 입력 2026.01.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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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과 바이오 분야에서 AI의 활용은 오랫동안 신약 후보 물질 탐색과 임상시험 설계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의료 영상 영역에서 생성형 AI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엑스레이, CT, MRI 같은 영상 검사는 진단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검사 건수도 많아 인력 부담과 비용 문제가 상시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영상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읽는 과정을 줄이려는 기술적 시도가 자연스럽게 AI로 이어졌다.


현재 의료 영상 분야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 생성형 AI 활용은 영상 생성과 복원 단계에 집중되어 있다. CT와 MRI는 촬영된 원시 데이터를 사람이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바꾸는 재구성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노이즈를 줄이고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인데 딥러닝 기반 재구성 기술이 빠르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촬영 선량을 줄이면 영상 품질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AI을 활용하면 적은 정보로도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덕분에 방사선 노출을 줄이거나 촬영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특정 질환을 판단하는 AI과 달리 영상 자체의 품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이미 다수의 병원 장비에 기본 옵션처럼 탑재돼 있다.


MRI 분야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MRI는 촬영 시간이 길어 환자 움직임에 민감하고 검사 회전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AI 기반 재구성 기술은 촬영 횟수를 줄이거나 일부 데이터를 생략한 뒤 부족한 부분을 학습된 패턴으로 보완한다. 

 

결과적으로 검사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환자 불편도 감소한다. 이 과정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생성형 기술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 다만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작은 병변 하나가 진단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은 광범위한 검증을 거쳐 제한된 조건에서 먼저 사용되고 있다.


판독 단계에서의 생성형 AI는 아직 조심스러운 국면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영상을 보고 바로 진단서를 작성하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실제 현장에서 허용되는 역할은 훨씬 제한적이다. 현재 주류는 영상에서 특정 이상 소견을 탐지해 의사에게 알리는 보조 도구이다. 

 

응급 환자에서 출혈이나 골절 같은 중요한 이상을 먼저 표시해 판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진단 책임을 AI가 지지 않으면서도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규제 당국과 의료진 모두에게 비교적 수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하나의 CT 영상에서 여러 질환 가능성을 동시에 탐지하는 다중 탐지 모델이 승인되며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생성형 AI의 또 다른 현실적인 활용처는 판독문 텍스트 처리이다. 영상의학과 판독문은 길고 복잡한 경우가 많아 의료진 간 소통과 환자 설명에 어려움이 있다. AI는 이미 작성된 판독문을 요약하거나 표준화된 형식으로 재정리하고 표현상의 오류를 점검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 과정은 영상 자체를 해석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고 효과가 즉각적이다. 환자에게 전달되는 설명문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바꾸는 작업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용도는 생성형 AI의 언어 처리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진단 책임은 의료진이 유지하는 구조를 갖는다.


연구 단계에서는 영상과 언어를 동시에 다루는 멀티모달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 이미지를 보고 판독문 초안을 생성하거나 영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답변하는 형태의 모델이 다수 발표됐다. 

 

다만 이들 모델은 실제 임상 환경에서 요구되는 안정성과 일관성을 완전히 확보하지는 못했다.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달리 중요한 소견을 빠뜨리거나 존재하지 않는 이상을 언급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병원 도입은 연구 협력이나 제한된 시범 운영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편 방사선 치료와 핵의학 분야에서는 생성형 AI의 활용 가능성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MRI 영상만으로 CT와 유사한 정보를 생성해 방사선 치료 계획에 활용하는 합성 CT 기술은 이미 연구와 임상 적용이 병행되고 있다. 

 

PET 영상에서도 저선량 촬영 데이터를 정상 선량 영상처럼 복원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검사 비용과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 생성이 치료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응증을 엄격히 제한한 상태에서 적용되고 있다.


종합하면 의료 영상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아직 판독을 대체하는 단계에 도달하지는 않았다. 대신 영상 품질을 높이고 촬영과 판독의 효율을 개선하며 문서 작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의료 행위의 책임 구조와 규제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진화 경로라고 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이미 영상의학과 일상 업무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향후에는 역할의 범위와 책임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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