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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율주행 기술로 스포츠를 ‘게임처럼’ 바꾸는 스타트업, Peripheral Labs

  • 고건 기자
  • 입력 2025.12.2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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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의 위기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일부 종목에서 젊은 층의 생중계 시청 시간이 꾸준히 줄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리그와 방송사는 새로운 해법을 찾는 데 분주해졌다. 

 

여기에는 구세대의 유물로 취급되는 TV 시청 경험 자체가 현재 세대의 감각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캐나다 스타트업 Peripheral Labs가 제시한 해법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내놓은 답은 ‘볼류메트릭 비디오’라는 기술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개념은 생각보다 직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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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여러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2차원 영상이 아니라 3차원 공간으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생성된 영상은 시청자가 원하는 각도로 자유롭게 돌려볼 수 있고 특정 순간을 멈춘 뒤 다른 시점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축구 경기에서 파울 논란이 생기면 심판 카메라가 아니라 관중의 시점에서 그 장면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존 중계와의 차이는 카메라의 수와 역할에서 드러난다. 지금까지 이 기술은 올림픽이나 대형 이벤트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였다. 이유는 비용이다. 수백 대에 가까운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Peripheral Labs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창업자 켈빈 추이와 무스타파 칸은 토론토대 자율주행차 팀 출신이다. 이 팀은 국제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고 두 창업자는 이후 각자 테슬라와 화웨이에서 관련 연구와 개발을 경험했다. 이들이 스포츠 영상에 적용한 것은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주변을 입체적으로 파악한다. 물체의 거리와 움직임을 계산해 실제 공간을 머릿속에 그린다. Peripheral Labs는 이 기술을 경기장에 옮겼다. 그 결과 100대 이상 필요했던 카메라 수를 30대 안팎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영상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회사의 플랫폼은 선수의 움직임을 관절 단위로 분석한다. 무릎이 얼마나 굽혀졌는지 발목의 각도는 어떤지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측정한다. 

 

이는 코치나 분석가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제공된다. 선수의 자세나 부상 위험을 점검하는 데 쓰일 수 있고 전술 분석에도 활용 가능하다. 팬 입장에서는 화면 속 인물이 실제 신체 구조를 가진 존재로 느껴지게 된다. 특정 선수를 선택해 공을 잡을 때마다 자동으로 화면이 따라가는 기능도 이 데이터에서 나온다.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관심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포츠 스타트업은 경기 성적이나 유행에 따라 수익이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투자 문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Peripheral Labs는 자신들을 콘텐츠 기술 기업으로 정의한다. 실제로 이 회사는 시드 단계에서 360만 달러를 유치했고 Khosla Ventures를 비롯해 여러 초기 투자사가 참여했다. 투자자들은 스포츠라는 현장을 통해 방대한 3차원 영상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쌓으면 향후 엔터테인먼트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콘서트 공연이나 e스포츠 관람 같은 영역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현재 Peripheral Labs는 구체적인 파트너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미 지역의 여러 팀과 리그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내부 인력은 약 10명 규모로 하드웨어 비용을 더 낮추고 영상 처리 지연 시간을 줄이며 해상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로는 Arcturus Studios 등 기존 볼류메트릭 영상 업체들이 있지만 Peripheral Labs는 대형 방송사뿐 아니라 중소 규모 팀도 도입할 수 있는 가격대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어떻게 보면 게임에 익숙한 세대에게 스포츠를 다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은 경험 그 자체를 바꾸는 것일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출발한 한 스타트업의 선택이 스포츠 중계의 표준을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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