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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형 스타트업 아르씨 AI, 400B 초대형 오픈소스 언어모델 공개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1.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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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형 AI 스타트업 아르씨 AI(Arcee AI)가 초대형 오픈소스 언어모델을 직접 사전학습해 공개했다. 직원 수 약 30명 규모의 이 회사는 파라미터 수 4000억 개에 달하는 범용 대형언어모델 ‘트리니티’를 공개하며 미국에서 개발된 최대급 오픈소스 모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트리니티는 소스코드와 가중치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배포되며 향후에도 영구적으로 개방된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제시했다. 

 

아파치 라이선스는 사용 목적이나 상업적 활용에 제한이 거의 없는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기업과 연구기관이 내부 시스템에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형언어모델은 문장을 예측하고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숫자 파라미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파라미터 수가 많을수록 복잡한 문맥 이해와 추론에 유리하지만 학습 비용과 인프라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때문에 수백억 파라미터를 넘는 모델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아르씨 AI가 공개한 400B 모델은 이 장벽을 소규모 조직이 넘어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르씨 AI는 자체 벤치마크 결과를 통해 트리니티가 메타의 최신 오픈 모델인 Llama 4 Maverick 400B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벤치마크는 코딩 문제 해결, 수학 추론, 일반 상식, 지식 질의 등 언어모델의 기초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구성됐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트리니티는 일부 항목에서 라마 모델을 소폭 상회하거나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트리니티는 현재 텍스트 입력과 출력만을 지원하는 단일 모드 모델로 이미지나 음성까지 처리하는 멀티모달 기능은 아직 포함하지 않았다. 메타의 라마 4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능 범위는 더 넓다.


아르씨 AI는 이번 단계에서 멀티모달 확장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개발자와 연구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기본 언어모델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는 것이다. 

 

향후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비전 모델과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모델을 순차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초 모델의 안정성과 성능을 검증한 뒤 응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부분은 개발 기간과 비용이다. 아르씨 AI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 B300 2048개를 사용해 약 6개월 만에 트리니티를 사전학습했다고 밝혔다. 

 

총 비용은 약 2000만 달러로 회사가 지금까지 조달한 자금 약 5000만 달러 중 일부를 투입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초대형 모델 학습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다. 회사 측은 효율적인 학습 설계와 소규모 팀의 집중적인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르씨 AI의 창업 배경도 이번 모델 공개를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이 회사는 초기에는 자체 모델을 만들기보다는 이미 공개된 오픈소스 모델을 기업 고객의 목적에 맞게 재학습시키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특히 한국의 SK텔레콤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특정 업무에 맞춘 언어모델 튜닝과 강화학습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고객이 늘어나면서 외부 모델에 의존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독자적인 기반 모델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지정학적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성능이 우수한 오픈소스 언어모델 상당수가 중국 연구기관이나 기업에서 나오고 있으며 일부 미국 기업은 보안과 규제 문제로 이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메타의 라마 모델 역시 오픈소스를 표방하지만 사용 조건과 상업적 활용에 메타가 설정한 제한이 포함돼 있어 완전한 자유 이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아르씨 AI는 아파치 라이선스를 채택함으로써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미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트리니티 모델은 여러 버전으로 제공된다. 기본이 되는 베이스 모델은 추가적인 지시 학습이 적용되지 않은 순수 사전학습 모델로 연구자나 기업이 자체 데이터로 자유롭게 재학습할 수 있다. 

 

여기에 사람의 지시를 따르도록 학습된 프리뷰 버전은 일반적인 대화형 사용에 적합하도록 조정됐다. 회사는 향후 정식 버전에서 추론 능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모델은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경쟁력 있는 가격의 API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오픈소스 AI 생태계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초대형 모델 개발이 소수의 거대 기업에만 가능한 영역이라는 인식이 흔들리면서 라이선스 조건에 대한 논의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썸네일 사진 출처: 아르씨 A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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