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내부에서 엔지니어 해고를 둘러싼 사건이 공개됐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는 8월 중순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회사가 도입한 AI 코딩 도구를 일정 기간 내 사용하지 않은 일부 엔지니어를 실제로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기술 기업 내부에서 AI 활용을 어떻게 강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암스트롱이 언급한 사건은 코인베이스가 전사적으로 AI 코딩 보조 도구를 도입한 이후 발생했다. 회사는 모든 엔지니어에게 깃허브 코파일럿과 커서 같은 AI 기반 코드 작성 도구의 기업용 계정을 제공했다.
이 도구들은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할 때 문장을 예측해 자동으로 코드를 제안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이미 많은 기술 기업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간단한 함수 작성이나 테스트 코드 생성에 강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도입 이후 내부 반응이었다. 일부 엔지니어들은 AI 도구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절반 이상의 인력이 실제로 활용하기까지 몇 달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암스트롱은 이 보고에 강한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향후 소프트웨어 개발의 핵심 도구가 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사용 자체를 미루는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암스트롱은 회사의 주요 엔지니어 소통 채널인 내부 메신저에 직접 메시지를 올렸다. 내용은 모든 엔지니어가 일정 시점까지 AI 도구 계정을 생성하고 기본적인 사용 절차 숙지를 완료하라는 지시였다.
매일 업무에 활용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도구를 써볼 준비는 끝내야 한다는 요구였다. 그는 기한을 넘길 경우 주말에 직접 회의를 열어 이유를 듣겠다고 공지했다.
실제로 주말 회의가 열렸고 AI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일부 인원이 참석했다. 암스트롱에 따르면 일부 엔지니어는 휴가나 출장 등 합리적인 사유를 제시했다. 그러나 별다른 이유 없이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인원도 있었다.
이들에 대해서는 즉각 해고 조치가 이뤄졌다. 해고된 인원의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암스트롱은 소수였다고 설명했다.
암스트롱은 이 결정이 강압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도 불만이 있었으며 모두가 동의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사건이 조직 전체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AI 활용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기본 조건이라는 인식이 내부에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었다.
사건 이후 코인베이스는 AI 교육을 체계화했다. 회사는 매달 내부 세션을 열어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팀의 사례를 공유하고,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설명하도록 했다. 조직 차원에서 학습과 확산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AI 활용의 한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같은 팟캐스트에서 진행자는 AI가 작성한 코드가 쌓인 코드 저장소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는 AI가 만든 코드가 늘어날수록 유지보수와 품질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암스트롱 역시 이 문제의식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기술 업계에서는 AI 코드의 품질 관리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AI는 기존 코드와 패턴을 학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만 전체 시스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성된 코드가 누적될 경우 오류나 보안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금융 거래를 처리하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특성상 작은 오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민감하다. 암스트롱은 이후 발언에서 코인베이스 내부 코드 중 상당 비율이 이미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이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동시에 코드 검토와 품질 통제는 사람의 역할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AI는 도구이며 최종 책임은 엔지니어에게 있다는 인식이다.
이번 사건은 기술 기업에서 AI 도입이 조직 문화와 인사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기본 전제로 한 업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가 엔지니어의 핵심 역량으로 간주되는 흐름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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