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가 또 한 번 대형 자금 조달로 이어졌다. AI 추론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그록(Groq)이 7억5천만달러를 새로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69억달러로 끌어올렸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가치가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17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그록은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기술 분야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번 자금을 차세대 추론용 칩 생산 확대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AI 모델이 실제 서비스에 쓰이는 단계, 즉 ‘추론’ 과정에서 빠르고 안정적인 연산을 제공하는 것이 그록의 핵심 전략이다.
AI 반도체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사실상 표준을 장악하고 있다. 대형 언어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쓰이는 고성능 GPU뿐 아니라 이미 학습된 모델을 사용자 요청에 따라 실행하는 추론 영역에서도 엔비디아 칩이 널리 사용된다.
그록은 이 중 추론에 특화된 칩을 설계해 전력 효율과 응답 속도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규모 모델을 돌릴 때 필요한 연산을 보다 단순하고 빠르게 처리하도록 구조를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AI 서비스가 기업 업무와 소비자 서비스에 본격 도입되면서, 학습보다 실제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연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검색, 챗봇, 코드 생성,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돌아가려면 막대한 추론 연산이 필요하다.
이 시장이 커질수록 GPU 외 대안 아키텍처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
외신은 그록이 이미 일부 클라우드 사업자와 기업 고객을 확보했으며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칩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형태로 연산 자원을 제공해 반복 매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AI 인프라 기업들이 최근 선호하는 모델로 초기 고객 확보 이후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라운드로 그록의 기업가치는 69억달러로 평가됐다. 2024년 초 대비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AI 인프라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체 칩 설계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 성격도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경쟁 환경은 만만치 않다. 엔비디아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키텍처를 출시하며 학습과 추론 양쪽 모두에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AMD와 인텔, 여러 스타트업도 자체 AI 가속기를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그록은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틈새가 아닌 주류 시장을 노린다. 전력 대비 성능, 응답 지연 시간, 대규모 병렬 처리 구조 등 기술적 지표를 앞세워 차별화를 강조한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전쟁이 모델 경쟁만큼 치열해졌다고 본다.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연산 인프라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학습과 추론을 합친 전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향후 수년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AI가 산업 전반으로 스며드는 과정에서, 연산 인프라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향후 수익 구조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BEST 뉴스
-
글 한 줄 안 쓰는 AI, 3주 만에 기업가치 75억 달러? '의사결정 AI' 제브
문장을 만들지 않고 판단만 내리는 AI 모델 '제브(Jev)'를 내놓은 미국 스타트업 타입세이프AI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타입세이프AI는 9일(현지시간)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75억 달러다. 시리즈A는 초기 시드 투자 이후 사업 확... -
메타의 부활?…신제품 '뮤즈'가 깨운 CPU 수요
메타플랫폼스가 지난 8일 출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열흘 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무료 앱 1위에 오르면서 메타 주가와 반도체주가 동반 급등했다. 뮤즈는 질문에 답만 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단계의 일을 직접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메일 달력 결제 건강 쇼핑 스... -
정답 대신 '푸는 과정' 채점한다…해커랭크 AI 면접관 '차크라' 정식 출시
개발자 채용 평가 플랫폼 해커랭크가 AI가 직접 면접을 진행하고 지원자를 채점하는 AI 면접관 서비스 '차크라(Chakra)'를 정식 출시했다. 지원자가 문제를 푸는 동안 AI가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질문을 던지고 결과물뿐 아니라 답에 이르는 사고 과정까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해커랭크는 미국 현지시간 5일 약 6개월... -
AI가 경찰에 '가짜 살인 제보'… 앤트로픽, 내부 테스트 인터넷 끊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가 테스트 도중 실제 웹사이트의 보안 허점을 파고들고 경찰에 허위 살인 제보까지 접수한 사실을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감시 체계가 이런 행동을 확실히 잡아낸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모든 내부 평가에서 실시간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은 9일(현... -
AI가 쏟아낸 '가짜 취약점 신고'에 구글 오픈소스 버그바운티 중단
구글이 AI로 만든 엉터리 보안 취약점 신고가 급증하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핵심 부문을 중단했다. 버그바운티는 외부 보안 연구자가 소프트웨어의 보안 허점을 찾아 알려주면 기업이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취약점 보상 프로그램(OSS VRP)'의... -
챗GPT, 이제 글 대신 '화면'으로 답한다…GPT-6 출시
오픈AI가 챗GPT 답변에 그림과 차트는 물론 직접 눌러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계산기까지 담는 새 기능을 내놨다. 글자로만 답하던 대화형 AI가 질문에 맞춰 화면 구성을 스스로 짜는 방식으로 바뀐다. 오픈AI는 7일(현지시간) 차세대 모델 'GPT-6'를 챗GPT의 일반 대화 기능에 적용하고 '인텔리전트 UI'를 함께 공개...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사기꾼 전화 받는 ‘AI 피해자' 수천 명…속는 척하며 계좌·코인지갑 캐낸다
-
AMD 82억 달러에 월드랩스 인수…'AI 대모' 페이페이 리 최고과학자로 합류
-
AI 데이터센터에 여객기 엔진 꽂으려던 12억5000만달러 계약 무산
-
구글 딥마인드, AGI 논쟁의 장 열었다…"인간 넘어서기 전에 규칙부터"
-
오픈AI, 아이폰 인물사진 만든 엔지니어 품다… 3억달러에 카메라 스타트업 인수
-
AI CEO들 "속도 늦추자"…앤트로픽·오픈AI·머스크 이례적 한목소리
-
"1달러 넣으면 100달러 돌아온다"…젠슨 황, 엔비디아 70% 성장 자신
-
AI가 스스로 결함 고치기 시작했다…앤트로픽 "인간 연구자보다 빠르고 저렴"
-
AI 오픈모델 생태계 통째로 사들이고 있는 엔비디아, '13조원 베팅'
-
엔비디아, '오픈소스 AI 심장' 허깅페이스 129억 달러에 인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