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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못 만들었다”…머스크의 xAI, 공동창업자 떠나고 다시 ‘리셋’

  • 고건 기자
  • 입력 2026.03.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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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연구기업 xAI가 창업 멤버들의 잇따른 이탈과 조직 재편 속에서 사실상 ‘재출발’ 단계에 들어갔다. AI 경쟁이 급격히 치열해지는 가운데 핵심 인력까지 빠져나가면서 회사의 기술 경쟁력과 사업 방향에 대한 압박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xAI가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회사 구조를 기초부터 다시 만드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내부적으로 전면적인 재정비 단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직접적인 계기는 AI 코딩 도구 경쟁이다. 최근 xAI 공동창업자였던 자이항 다이(Zihang Dai)와 궈둥 장(Guodong Zhang)이 회사를 떠났다. 두 사람은 회사 초기 모델 개발과 AI 연구를 이끌었던 핵심 연구자들이다. 이들의 퇴사는 xAI가 개발 중인 AI 코딩 도구가 경쟁사 제품보다 뒤처져 있다는 내부 평가 이후 발생했다.


AI 코딩 도구는 최근 생성형 AI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수익 모델로 떠오른 분야다.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하거나 수정할 때 AI가 자동으로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오픈AI의 ‘코덱스(Codex)’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빠르게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xAI 역시 비슷한 기능의 코딩 보조 도구를 개발 중이지만 성능과 사용자 반응에서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됐다. 머스크는 최근 열린 전사 회의에서 이 격차를 빠르게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올해 중반까지 경쟁력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코딩 도구 경쟁이 중요한 이유는 이 영역이 실제 매출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AI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AI 기업이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 서비스로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기업 고객이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분야는 개발 생산성을 높여주는 AI 코딩 도구인 경우가 많다.


xAI가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 ‘그록(Grok)’ 역시 초기에는 다른 방식으로 관심을 끌었다. 올해 초 그록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콘텐츠 제한 정책 덕분에 다양한 이미지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분야는 코딩 도구와 기업용 AI 서비스라고 보고 있다.


약 한 달 전에도 xAI의 선임 엔지니어 11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가운데에는 공동창업자 두 명도 포함됐다. 당시 머스크는 회사가 연구 조직에서 사업 중심 조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구조 조정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 일하는 임원들이 xAI에 파견돼 직원 평가와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xAI 창업 멤버 가운데 회사에 남아 있는 인물은 마누엘 크로이스(Manuel Kroiss)와 로스 노딘(Ross Nordeen) 두 명뿐이다. 나머지 공동창업자들은 대부분 이미 회사를 떠났다.


인력 충원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회사 채용 과정에서 탈락했던 지원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채용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인재들이 있을 수 있다며 직접 지원서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력 확보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상황도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링크드인 자료에 따르면 xAI 직원 수는 약 5000명 수준이다. 오픈AI는 약 7500명, 앤트로픽은 약 4700명 규모다. 직원 수만 놓고 보면 xAI는 주요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구 인력 구성과 조직 안정성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AI 코딩 도구 기업 커서(Cursor)에서 일하던 앤드루 밀리치와 제이슨 긴즈버그가 xAI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커서에서 제품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던 핵심 개발자였다. 커서는 자체 AI 모델을 만들지 않고 외부 AI 모델을 활용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직접 AI 모델과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보유한 xAI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인 압박도 커지고 있다. xAI는 현재 스페이스X 조직에 포함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향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AI 사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머스크가 장기적으로 추진하려는 프로젝트도 있다. ‘매크로하드(Macrohard)’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직 직원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작업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메일 작성, 문서 작업, 데이터 분석 같은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비서 형태의 AI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역시 현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2월 프로젝트 책임자로 임명됐던 토비 포흘렌(Toby Pohlen)은 몇 주 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후 매크로하드 프로젝트는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이 프로젝트를 테슬라와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디지털 옵티머스(Digital Optimus)’라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의 로봇 프로젝트 ‘옵티머스’에서 이름을 따온 시스템이다. 머스크의 구상에 따르면 xAI의 언어 모델이 테슬라의 에이전트를 지휘해 컴퓨터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AI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xAI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핵심 연구자들이 떠난 가운데 조직을 다시 설계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머스크는 회사가 처음부터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금의 재정비 과정이 더 강한 조직을 만드는 단계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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