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아마존이 2023년부터 앤트로픽에 투입한 80억 달러에 더해진 것으로 현재까지의 누적 투자액은 130억 달러에 달한다.
양사는 4월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공식 발표했다. 아마존은 현재 50억 달러를 즉시 투자하고 앤트로픽이 특정 사업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대 200억 달러를 추가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을 포함했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아마존의 앤트로픽 투자 규모는 최대 330억 달러까지 늘어난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 이후에도 앤트로픽의 소수 지분을 보유하는 데 그친다.
이번 투자 단가는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 3500억 달러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GIC(싱가포르 국부펀드)와 미국 투자사 코아튜 등이 주도한 30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G 투자 유치에서 기업 가치를 3800억 달러로 인정받은 바 있다. 아마존은 이보다 낮은 가치를 기준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앤트로픽이 1000억 달러 이상을 사용하기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s)다. AWS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서비스로 서버, 저장 공간, AI 연산 인프라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번 계약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아마존의 자체 설계 반도체다. 계약에는 트레이니엄(Trainium)과 그래비톤(Graviton) 두 종류의 칩이 포함된다. 트레이니엄은 AI 모델 학습에 특화된 가속기 칩으로 엔비디아의 GPU에 대응하는 아마존의 자체 대안이다. 그래비톤은 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로 AI 서비스 운영에 활용된다.
앤트로픽은 현재 상용화된 트레이니엄2와 트레이니엄3뿐 아니라 아직 출시되지 않은 트레이니엄4까지 사용 계약에 포함시켰다. 가장 최신 칩인 트레이니엄3는 지난해 12월 공개됐다. 앤트로픽은 향후 출시될 아마존 칩에 대한 우선 구매 권한도 확보했다.
이번 계약으로 앤트로픽은 최대 5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5기가와트는 원자력발전소 5기에 해당하는 전력량으로 이 규모의 컴퓨터 인프라를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사용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2분기부터 트레이니엄2 용량이 본격 가동되고 연말까지 트레이니엄2와 트레이니엄3를 합산해 약 1기가와트 규모의 용량이 가동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제품 통합 조치도 포함됐다. AWS 고객은 앞으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콘솔 안에서 앤트로픽의 AI 어시스턴트 클로드(Claude)를 별도 계정이나 계약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AWS 계약만으로 클로드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AWS를 통해 클로드를 활용하는 기업 고객 수는 10만 곳을 넘는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사용자들이 클로드를 업무에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며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계약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자체 반도체 개발에서 이룬 성과가 앤트로픽의 장기 계약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앤트로픽의 연 환산 매출은 현재 300억 달러 수준으로 2025년 말의 90억 달러에서 불과 수개월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번 계약은 또한 아시아와 유럽 지역으로 앤트로픽의 AI 추론 서비스 인프라를 확장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추론(inference)이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이 실제 사용자 질문에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앤트로픽은 국제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해외 인프라를 추가 확보하게 된다.
이번 딜의 구조는 아마존이 두 달 전 오픈AI와 체결한 계약과 유사하다. 아마존은 지난 2월 오픈AI의 1100억 달러 규모 펀딩 라운드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참여했고 오픈AI는 챗GPT 개발사로 당시 기업 가치 73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해당 거래 역시 현금 투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약정이 혼합된 구조였다.
아마존은 이처럼 세계 양대 AI 연구소인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두와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맺은 유일한 빅테크 기업이 됐다. 아마존은 올해 자본 지출 규모를 약 2000억 달러로 계획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이 AI 인프라에 집중된다.
한편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최근 벤처캐피털(VC)들 사이에서 80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과 오픈AI는 각각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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