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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추천해도 못 믿겠다"…소비자 10명 중 6명, 인공지능 내세운 광고에 등 돌렸다

  • 고건 기자
  • 입력 2026.06.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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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AI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AI'라는 단어가 들어간 광고나 브랜드 메시지에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드프레스(WordPress)의 기업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워드프레스 VIP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웹의 미래 2026'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0%가 브랜드가 메시지에 'AI'를 언급하면 호감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워드프레스 VIP는 블로그·웹사이트 제작 도구인 워드프레스를 운영하는 오토매틱(Automattic)의 계열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미국 성인 1200명과 기업 의사결정권자·최고마케팅책임자(CMO) 800명 등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소비자의 86%는 AI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며 AI가 내놓은 답변의 원래 출처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2%는 출처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은 AI 생성 답변을 항공권 추가 요금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개인정보 약관, 병원 청구서보다도 더 못 믿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분의 3가량은 지금의 인터넷이 10년 전보다 '덜 인간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인터넷 검색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구글 같은 검색엔진에 단어를 넣고 나온 링크를 직접 눌러 정보를 찾았다. 

 

그러나 챗GPT나 구글의 'AI 개요(AI Overviews)'처럼 AI가 질문에 곧바로 요약된 답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가 여러 웹사이트의 내용을 종합해 답을 정리해 주다 보니 이용자가 원래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검색을 끝내는 경우가 늘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사 웹사이트 링크가 AI 답변 안에 인용되도록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렇게 AI 검색에 잘 노출되도록 콘텐츠를 다듬는 작업을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라고 부른다.

 

실제로 AI를 통해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방문자는 늘고 있다. 보고서에서 기업 응답자의 60%는 지난 1년간 AI 검색엔진과 답변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트래픽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기업 의사결정권자의 74%는 AI 검색에서 잘 발견되고 출처로 인용되는 것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다만 AI 유입은 시작 단계의 규모가 워낙 작아 증가율만 보면 수백 퍼센트에 달하지만 전체 방문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안팎에 머문다는 분석도 있다.

 

워드프레스 VIP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브라이언 알비는 과거에는 사람을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는 AI를 위해서도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트 콘텐츠를 AI가 읽어낼 수 없으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AI로 검색하는 환경에서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AI 답변을 지나쳐 직접 사이트를 찾아오는 소수의 이용자에게 콘텐츠가 사람이 쓴 것처럼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그들도 다시 방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사람의 손길을 중시한다는 점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마케팅 기업 클라비요와 데이터릴리가 지난해 12월 미국·영국 등 8개국 소비자 8000명을 조사한 결과 브랜드 마케팅에서 AI가 만든 콘텐츠를 알아챈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더 신뢰하게 되기보다 덜 신뢰하게 되는 경우가 4배 많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지난해 미국 소비자를 조사했을 때도 53%가 AI 검색과 요약의 정확성·공정성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보고서는 정보가 소수의 거대 기업에 좌우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웹'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소비자의 80%는 웹상의 정보가 소수 대형 조직에 통제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33%는 원래 출처로 직접 들어가 확인하는 것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신뢰의 기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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