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기업용 메신저 슬랙(Slack)에 AI 기능 30개 이상을 한꺼번에 추가했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3월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슬랙의 AI 에이전트 '슬랙봇(Slackbot)'을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세일즈포스가 2021년 277억 달러에 슬랙을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재사용 가능한 AI 스킬(Reusable AI Skills)'이다.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 절차를 한 번만 정의해두면 이후에는 슬랙 채팅창에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슬랙봇이 해당 절차를 자동 실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행사 예산안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슬랙봇이 관련 채널에 흩어진 정보와 연결된 외부 앱 데이터를 취합해 실행 계획을 작성하고, 관련 직원들에게 회의 일정까지 자동으로 잡아준다. 세일즈포스는 기본 스킬 라이브러리를 기본 제공하되, 기업이 자체 스킬을 제작해 조직 전체에 배포할 수도 있도록 했다.
슬랙봇은 이번 업데이트로 MCP(Model Context Protocol) 클라이언트 기능도 갖췄다. MCP는 AI 에이전트가 외부 소프트웨어 도구와 표준화된 방식으로 연동할 수 있게 해주는 개방형 프로토콜이다.
이를 통해 슬랙봇은 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비롯해 구글 워크스페이스, 마이크로소프트 365, 노션, 워크데이, 서비스나우 등 6000개 이상의 앱과 연결된다. 슬랙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2600여 개의 앱도 포함된다.
사용자가 요청을 입력하면 슬랙봇이 가장 적합한 에이전트나 도구를 직접 찾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므로,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회의 기록 기능도 새로 추가됐다. 슬랙봇은 이제 줌(Zoom), 구글 미트(Google Meet), 슬랙 허들 등 주요 화상회의 플랫폼의 오디오를 실시간으로 수신해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요약본과 담당자별 액션 아이템을 생성한다. 세일즈포스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어 회의에서 도출된 후속 과제를 CRM에 자동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슬랙봇은 또 슬랙 앱 밖에서도 작동한다. 사용자 데스크톱 전체를 모니터링해 진행 중인 거래, 대화 내용, 캘린더 일정, 업무 패턴 등을 맥락 데이터로 활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점에 후속 조치를 제안하거나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해준다.
슬랙 임시 CEO 롭 시먼은 이 기능에 개인정보 보호 설계가 내재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권한을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기업을 위한 내장형 CRM 기능도 포함됐다. 슬랙봇이 채널 대화를 분석해 신규 고객 정보나 거래 진행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별도의 CRM 소프트웨어 없이도 연락처와 거래 내역을 슬랙 안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기업이 슬랙에서 고객 관리를 시작하다가 규모가 커지면 데이터 이전 없이 세일즈포스 정식 CRM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구조다.
슬랙봇의 AI 엔진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가 탑재됐다. 세일즈포스가 클로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연방정부 보안 인증인 FedRAMP 중급(Moderate) 인증을 충족한 유일한 AI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슬랙봇은 올해 1월 13일 기업용 플랜(Business+, Enterprise+) 가입자를 대상으로 처음 정식 출시됐다. 이메일 초안 작성, 회의 일정 조율, 받은 편지함 검색 등 기초적인 에이전트 기능이 제공됐다. 세일즈포스는 출시 두 달 만에 일부 직원이 하루 최대 90분을 절약했으며 세일즈포스 내부에서는 주당 최대 20시간을 아꼈다고 밝혔다.
이를 생산성 가치로 환산하면 주당 640만 달러(약 93억 원)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슬랙봇이 자사 27년 역사에서 가장 빠르게 채택된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발표된 30개 이상의 기능은 향후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배포된다. 4월부터는 무료 및 프로(Pro) 플랜 사용자에게도 슬랙봇의 일부 기능이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한편 세일즈포스의 2026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4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이전트포스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169% 급증해 8억 달러에 달했다. 슬랙을 포함한 에이전트포스 360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26억5500만 달러로, 세일즈포스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썸네일 사진 출처: 슬랙봇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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