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8일(현지시간) 새 AI 모델 '그록 4.5'를 공개했다. 스페이스X가 지난달 상장한 뒤 처음 내놓는 주요 AI 모델이다. 머스크는 이 모델을 앤스로픽의 최상위 AI '오푸스'에 견줄 만한 '오푸스급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앤스로픽 오푸스는 복잡한 추론과 고난도 작업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대표적 고성능 AI다.
스페이스X는 그록 4.5가 코딩과 앱 개발, 사무·문서 작업, 연구, 글쓰기 등 AI 업계가 자동화를 추진해 온 대부분의 지식노동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작업을 수행할 때 다른 최신 모델보다 '토큰 효율이 두 배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처리하는 최소 단위로,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매겨진다. 효율이 높다는 것은 같은 결과를 더 적은 처리량으로 낸다는 뜻이며, AI 사용 비용이 부담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그록 4.5를 이튿날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 평가 결과 그록 4.5가 오푸스 4.7과 대체로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도 속도는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성능과 속도, 낮은 비용을 함께 갖춘 점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가격은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그록 4.5는 입력 100만 토큰당 $2, 출력 100만 토큰당 $6다. 앤스로픽의 오푸스 4.8이 입력 $5, 출력 $25인 것과 비교하면 입력 기준으로 60%가량 저렴하다.
이번 모델은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인수한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와 함께 만든 첫 결과물이다. 커서는 개발자가 한 줄씩 코드를 입력하는 대신 자연어 명령으로 코드를 작성·수정하는 코드 편집 도구로, 스페이스X는 지난달 이 회사를 600억달러 규모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벤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인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그록 4.5는 여러 전문가 모듈을 조합해 답을 내는 '전문가 혼합(MoE)' 방식으로 설계됐다. 커서 이용자들이 실제로 코드베이스와 소프트웨어 도구를 다루며 남긴 수조 개 규모의 데이터가 학습에 투입됐다.
앞서 커서가 코딩에 특화해 만든 '컴포저 2.5'와 달리 그록 4.5는 과학·수학·연구 등으로 학습 범위를 넓혀 여러 분야를 두루 다루도록 만들어졌다.
스페이스X는 이 모델이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 금융, 법률 업무처럼 오래 걸리는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학습에는 엔비디아 GB300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만 개가 동원됐다.
성능 지표에서는 최상위 모델에 조금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놨다.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측정하는 여러 벤치마크에서 그록 4.5는 앤스로픽 오푸스 4.8보다 앞서기도 했지만, 앤스로픽과 오픈AI의 가장 최신·최상위 모델은 넘어서지 못했다. 실제로 개발 과제를 실행해 해결률을 재는 'SWE 마라톤' 항목에서는 그록 4.5가 29.0%로 오푸스 4.8(26.0%)을 앞섰다.
다만 커서는 학습 과정에서 자사 코드베이스 일부가 실수로 포함돼 특정 코딩 평가에서 그록 4.5가 유리했으며, 정확한 영향은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록 4.5는 이날부터 스페이스X의 코딩 도구 '그록 빌드'와 커서 전 요금제, 스페이스X 콘솔에서 쓸 수 있다. 다만 유럽연합(EU)에서는 아직 제공되지 않으며, 7월 중순 지원이 예정돼 있다. 이 모델은 초당 80토큰 속도로 처리된다. 스페이스X는 남은 2026년 동안 매달 새 기반 모델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같은 날 오픈AI도 움직였다. 오픈AI는 최상위 모델 'GPT-5.6 솔'을 비롯한 신규 모델을 목요일 일반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모델은 앞서 사이버 보안 관련 우려로 미국 정부가 초기 접근을 정부 승인 기관으로 제한하면서 출시가 미뤄진 바 있다. 오픈AI는 상무부 산하 기관의 추가 검증을 거쳐 이번에 폭넓은 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썸네일 사진 출처: xAI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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