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서비스에 “please”와 “thank you”를 입력하는 습관이 실제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발단은 2025년 4월 20일 한 이용자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짧은 질문이었다.
AI에게 공손한 표현을 쓰는 것이 전기 요금 측면에서 얼마나 많은 비용을 만들었을지 묻는 글이었다. 여기에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직접 반응했다.
그는 공손한 표현으로 인해 발생한 전기 비용이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그래도 잘 쓴 돈일 수 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까”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농담 섞인 표현이었지만 즉시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샘 알트만은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표현 자체도 가벼운 농담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이 한마디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소비하는 에너지와 비용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생성형 AI는 질문 한 줄에도 대규모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를 동원해 연산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전력이 소모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대화형 AI 서비스는 수많은 요청을 동시에 처리하며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료가 운영비의 중요한 항목이 된다.
논란의 핵심은 공손한 표현 자체가 비용을 유발하느냐에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AI는 입력된 문장을 토큰이라는 단위로 쪼개 처리한다.
“please”나 “thank you” 같은 단어가 추가되면 토큰 수가 늘고 그만큼 연산량이 증가한다. 다만 개별 이용자의 한두 단어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다. 수억 건의 요청이 누적될 경우에만 의미 있는 수치가 된다. 샘 알트만이 언급한 수천만 달러라는 표현도 이처럼 장기간 누적 효과를 과장된 방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흥미로운 점은 공손함이 기술적으로 완전히 무의미한 요소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 개발에 참여한 디자인 책임자 쿠르트 비버스는 공손한 언어가 응답의 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문장의 맥락과 어조를 함께 학습하기 때문에 정중한 표현이 포함된 입력을 받으면 보다 정중하고 협조적인 답변을 생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AI가 감정을 느낀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이 남긴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 특정 어투와 반응 패턴이 연결돼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공손함을 비용 낭비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의 품질이나 분위기를 조정하는 하나의 도구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거친 표현이나 욕설도 특정 상황에서는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표현의 윤리성이 아니라 입력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다.
이번 논쟁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기업 내부 문제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이용자의 말투까지 비용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시에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도 드러난다. 많은 이용자가 무의식적으로 AI를 대화 상대로 인식하며 인간과 유사한 예절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인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서비스 설계 측면에서는 사용 경험을 부드럽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고맙습니다” 논란의 본질은 생성형 AI가 소비하는 막대한 에너지와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있다. 공손함 논쟁은 그 문제를 일상적인 언어로 드러낸 하나의 계기에 불과하다. AI가 생활 속 인프라로 자리 잡을수록 이런 질문은 더 자주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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