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품질 기준을 제시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가 부족해지면서 앱이 쓰는 메모리 양을 강제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8월 26일 안드로이드 앱과 게임에 적용될 새 기술 품질 요건 두 가지를 발표했다. 하나는 앱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고 코드를 효율적으로 다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기를 바꿀 때 로그인 상태가 자동으로 넘어가게 하는 것이다.
배경에는 전 세계를 덮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있다. 챗GPT 같은 AI 서비스를 돌리는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이 AI용 고성능 메모리인 HBM 생산에 집중했고 그 결과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일반 메모리 공급이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회사가 전 세계 D램의 95% 이상을 만드는데, 이들이 생산 라인의 상당 부분을 AI용 HBM으로 돌리면서 일반 D램이 귀해졌다. J.P.모건은 D램 가격이 2024년 초부터 2026년 말까지 400% 넘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새로 나오는 스마트폰은 메모리 용량을 늘리기는커녕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이는 추세다. 값이 비싸진 부품을 덜 넣으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용자들은 예전과 똑같이 빠르고 매끄러운 앱 사용을 기대한다. 구글은 이런 상황을 "기기 메모리 가용성을 바꾸는 심각한 하드웨어 공급 제약"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17 버전부터 기기 전체 메모리 용량에 따라 앱 하나가 쓸 수 있는 메모리에 상한선을 두기 시작했다. 앱 하나가 메모리를 지나치게 잡아먹으면 기기 전체가 버벅이고 다른 앱까지 강제 종료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상한을 넘긴 앱은 시스템이 강제로 꺼버린다. 이 제한은 앞으로 1년에 걸쳐 4GB부터 16GB 이상까지 다양한 용량의 기기로 확대 적용된다.
이번 발표로 구글은 몇 가지 구체적 기준을 새로 세웠다. 우선 앱이 실제 작동하면서 쓰는 메모리(동적 메모리) 사용량을 새 평가 항목으로 넣었다.
앱이 화면에 떠 있을 때뿐 아니라 화면 밖에서 대기 중일 때 얼마나 메모리를 붙들고 있는지도 본다. 사진 같은 이미지를 화면에 그리는 데 쓰는 메모리(비트맵) 사용량도 따로 점검한다. 이미지는 화면에 보일 때는 메모리를 차지해도 되지만, 앱이 뒤로 밀려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
코드 자체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요건도 추가됐다. 구글 플레이에 올리는 앱은 R8 같은 도구를 써서 불필요한 코드를 걷어내고 압축하는 최적화 작업을 25% 이상 적용해야 한다. 코드가 잘 정리된 앱은 메모리를 덜 쓰고 실행이 빠르며, 앱이 멈춰버리는 현상도 줄어든다.
구글은 개발자들이 미리 대비하도록 지원 도구를 함께 내놨다. 앱이 새 기준을 넘기면 플레이 콘솔에서 알려주는 기능을 이미 배포하기 시작했고 연말에는 더 상세한 진단 도구를 추가한다.
여기에는 앱이 기기 메모리를 지나치게 쓰지 못하도록 막는 '메모리 리미터' 기능도 포함된다. 지난 28일 동안의 사용 데이터를 기준으로 앱 품질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개발자들은 2027년 2월까지 이 메모리 기준을 맞춰야 한다. 특히 저가형 기기는 가격 문제 때문에 메모리가 넉넉하지 않은 만큼 이런 기기에서도 앱이 잘 돌아가게 하려는 목적이 크다.
두 번째 요건인 '제로 탭 사인인'은 이용자가 기기를 바꿀 때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지금은 새 폰으로 옮기면 앱마다 다시 로그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피싱이나 계정 도용 같은 보안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새 기준은 로그인 기능이 있는 모든 앱이 안드로이드의 '복원 자격 증명' 기술을 써서 이용자의 로그인 상태를 자동으로 새 기기에 옮기도록 요구한다. 이 요건은 2027년 4월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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