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3분기 매출 성장 속도가 크게 낮아지면서 AI 투자 열기가 식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증권이 반론을 내놨다. 분기 실적 하나로 AI 수요 둔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매트 브라이슨 애널리스트는 16일(현지시간) 고객 보고서에서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 둔화와 앤트로픽이 이미 7월 말 연환산 매출 650억달러를 달성했다는 관측이 겹치면서 이번 실적이 실망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짚었다. 연환산 매출은 몇 주나 한 달처럼 짧은 기간의 매출을 1년치로 늘려 계산한 수치다.
브라이슨은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한 연환산 수치는 실제와 어긋나기 쉽고 제3자를 거쳐 전해진 정보라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분기 메타의 뮤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같은 대체재가 등장해 경쟁이 거세졌는데도 앤트로픽이 이미 큰 매출 규모에서 45%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경쟁 압력은 커지고 있다. 메타는 지난 12일 자체 AI 모델 뮤즈 원더를 공개했다. 앤트로픽의 최대 기업 고객인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의 클로드 사용을 줄이고 자체 도구로 옮기는 중이다.
브라이슨은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둔화 조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OCP 글로벌 서밋 현장을 둘러본 결과 하드웨어 수요가 줄어든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전했다. OCP는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 주도로 만들어진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설계 공유 협의체다.
그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와 AI 기반 모델 성장 둔화 같은 우려가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지만 실제 AI 수요나 공급망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거로는 구형 시스템까지 GPU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GPU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핵심 반도체로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 클라우드 업체가 받는 시간당 임대료가 오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칩 임대료가 1년 새 60% 올랐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14일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상장 전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3분기 매출이 168억달러라고 밝혔다. 1분기 매출은 47억달러였고 2분기에는 116억달러로 약 147% 늘었다. 3분기 성장률은 45%로 낮아졌지만 한 분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 약 46억달러의 3배를 넘는다.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3분기 현금흐름 흑자를 냈고 컴퓨팅 비용 1달러당 1.7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조정 매출총이익률이 85%였고 조정 영업이익률은 11%를 넘었다고 전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서비스 제공에 직접 든 비용을 뺀 비율이고 조정 기준은 주식보상 같은 비현금 비용을 제외한 수치로 회계기준 순이익과는 다르다. 앤트로픽의 조정 기준 흑자는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 고객 집단에서 거둔 매출이 1년 전보다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순매출유지율은 900%로 9배 증가를 뜻한다.
앤트로픽은 다른 AI 모델 학습에 클로드의 출력물을 활용하는 이른바 증류 목적 사용이 매출의 5~7%를 차지했고 3분기에 이를 상당 부분 줄였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FT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는 여름까지만 해도 연말 연환산 매출이 1000억달러를 크게 넘을 것으로 봤다. 리서치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최근 실적을 토대로 이를 약 740억달러로 추정했다. WSJ는 투자자들이 연말 연환산 매출 1100억달러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의 날 참석자 일부가 상장 기업가치를 그동안 거론되던 2조달러보다 낮은 1조5000억달러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환산 매출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오픈AI는 9월 말 연환산 매출이 약 500억달러라고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웹서비스와 구글 클라우드 같은 협력사를 통한 판매를 매출에 포함하지만 오픈AI는 그렇지 않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11월 9일 주간에 공모 마케팅에 들어가 추수감사절인 26일 이전 거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 앤트로픽은 향후 10년간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에 최소 5180억달러를 지출하기로 약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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