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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해고인가 ‘AI 워싱’인가…기업 구조조정의 새로운 명분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2.02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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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해부터 기업들의 구조조정 발표를 둘러싸고 ‘AI 워싱(AI-washing)’이라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AI 워싱은 기업이 실제로는 다른 경영상 이유로 인력을 감축하면서 그 원인을 AI 도입이나 자동화로 설명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AI가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앞세워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을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해고 사례 중 5만 명 이상이 ‘AI 도입’을 이유로 한 감원에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과 핀터레스트 등 주요 기술기업들도 AI를 인력 감축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기업들은 AI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면서 인력 구조 재편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공개된 포레스터 리서치의 2026년 1월 보고서는 다른 평가를 내놨다. 보고서는 AI 관련 감원을 발표한 다수의 기업이 실제로는 해당 인력을 즉시 대체할 수 있는 성숙한 AI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검증된 AI 애플리케이션이 현업에 투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원이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재무적 목적의 비용 절감을 미래의 AI 도입 계획에 귀속시키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AI라는 표현이 해고 사유로 사용되는 배경에는 투자자와 시장을 향한 메시지 관리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몰리 킨더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AI로 인한 해고라는 설명이 투자자에게 친화적인 서사라고 말했다. 

 

사업 부진이나 매출 감소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기술 전환 과정이라는 설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발언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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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하지만 현재 실업률에서는 특이 동향이 보이고 있지 않으며, 실제 노동시장 통계에서도 AI가 해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사례는 전체 구조조정 규모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의 과잉 채용 이후 인력 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AI가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 내 고용 데이터 분석 기관들은 2025년의 대규모 감원 상당수가 전자상거래 성장 둔화, 광고 시장 위축,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와 맞물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 사례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핀터레스트는 2025년 조직 개편 과정에서 전체 인력의 약 15%를 감축한다고 발표하며 AI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광고 매출 성장 둔화와 조직 구조 재편이 병행되고 있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기업의 공식 발표와 실제 경영 환경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장기적으로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25년과 2026년 초 시점에서 다수의 기업이 언급한 AI 기반 인력 대체는 계획 단계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AI 워싱 논란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감원 발표를 해석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AI 기술의 실제 도입 수준과 조직 내 적용 범위를 구분해 살펴보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AI가 해고의 직접적 원인인지, 아니면 재무적 압박과 경영 전략 변화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수단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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