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가 개발한 AI 챗봇 Grok의 내부 시스템 프롬프트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시스템 프롬프트는 AI가 어떤 성격을 갖고 어떤 말투와 태도로 답변할지를 사전에 규정한 내부 지침으로 일반적으로 개발사 내부에서 엄격하게 관리된다.
이번에 노출된 프롬프트는 Grok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접근 가능한 상태였고 기술 전문 매체 404 Media가 처음 이를 포착했다.
Grok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가 개발한 대화형 AI로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기본 챗봇 형태로 탑재돼 있다.
xAI는 Grok을 단순 정보 검색 도구가 아니라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캐릭터형 AI로 포지셔닝해 왔고 이 과정에서 여러 ‘페르소나’를 설계해 선택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이번에 공개된 프롬프트에는 이러한 페르소나 각각에 대한 세부 행동 지침이 포함돼 있었다.
문제가 된 것은 일부 페르소나의 성격 설정이었다. 공개된 문서에는 ‘미친 음모론자’라는 명칭의 페르소나가 존재했고 이 캐릭터에 대한 지침에는 과장되고 광적인 어조를 유지할 것 비밀 세계 정부와 글로벌 엘리트 집단이 세상을 통제한다는 믿음을 전제로 대화를 전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또한 4chan과 인포워즈 영상 등의 유튜브 음모 콘텐츠에 깊이 빠져 있는 인물처럼 말할 것이라는 구체적 설정이 담겨 있었다. 또한 사용자가 대화를 끊지 않도록 적절한 시점마다 질문을 던져 몰입을 유지하라는 지시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AI가 음모론적 서사를 능동적으로 확장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다른 논란의 대상은 ‘통제 불능 코미디언’으로 명명된 페르소나였다. 해당 프롬프트에는 욕설과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해 인간을 놀라게 하라는 직접적인 지시가 포함돼 있었다.
답변의 품질이나 정보 전달보다는 자극과 충격을 우선하도록 설계된 이 지침은 공공 서비스나 일반 이용자 대상 AI의 운영 원칙과 충돌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상담사 숙제 도우미 등 비교적 일반적인 페르소나도 함께 존재했으나 논란은 과격한 설정에 집중됐다.
이 같은 프롬프트 노출은 xAI가 Grok을 미국 연방정부 기관에 제공하는 협력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직후 발생했다. 해당 협력은 AI를 행정 업무와 정보 처리에 활용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알려졌으나 Grok이 ‘메카히틀러’라는 표현을 언급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발언을 이어가며 내부 검토 단계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정부 기관이 활용하는 AI에 요구되는 안정성과 통제 가능성에 대한 기준을 다시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Grok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X에 연동된 Grok은 과거 홀로코스트 사망자 수에 의문을 제기하는 답변을 내놓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른바 ‘백인 집단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서사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발언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거나 극단적 정치 서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을 불러왔다. 이후 공개된 Grok 4 모델의 일부 시스템 프롬프트에는 논쟁적인 질문에 답변할 때 일론 머스크의 X 게시물을 참고하도록 하는 지침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X를 통해 각종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음모론적이거나 반유대주의로 해석될 수 있는 콘텐츠를 재게시해 논란을 일으킨 사례도 있었다.
그는 인수 이후 X에서 기존에 차단됐던 여러 계정을 복구했고 여기에는 음모론 매체 인포워즈와 진행자 알렉스 존스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행보는 Grok의 설계 방향과 실제 출력 결과를 해석하는 배경으로 함께 언급되고 있다.
AI 시스템 프롬프트는 모델 학습 이후 실제 응답을 제어하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같은 질문을 받아도 어떤 관점을 취하고 어떤 어휘를 선택할지는 이 지침에 크게 좌우된다.
프롬프트는 사실상 AI의 성격과 한계를 규정하는 운영 규칙에 해당한다. 이번에 노출된 Grok의 프롬프트에는 일부 페르소나가 극단적 표현과 음모론적 세계관을 유지하도록 명시되어 있었고 이는 서비스 과정에서 나타난 논란성 발언과 연결지어 해석되고 있다.
xAI는 이번 프롬프트 노출과 설계 의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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