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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 노동의 자동화 선언한 AI 스타트업 등장…연구 중립성 논란까지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04.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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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모든 인간 노동의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내건 AI 스타트업이 공개되며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의 스타트업은 메커나이즈(Mechanize)로 비영리 AI 연구기관 에포크(Epoch)의 창립자로 알려진 AI 연구자 타메이 베시로글루가 설립했다. 

 

베시로글루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메커나이즈의 출범을 알리며 회사의 목표가 “모든 일의 자동화”이자 “경제 전체의 자동화”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기술 업계와 학계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이 미션의 현실성뿐 아니라 사회적 파장과 연구 윤리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제기됐다.

 

메커나이즈가 제시한 사업 개념은 AI 에이전트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와 평가 기준, 디지털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AI 에이전트란 특정 지시를 받아 단일 작업만 수행하는 기존 자동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메일 작성, 자료 조사, 일정 관리, 보고서 초안 작성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 일을 완수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메커나이즈는 실제 사무 환경을 디지털로 재현한 공간에서 AI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현재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실험하는 자동화 도구에서 더 나아가 모든 직무를 범용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베시로글루는 이 사업의 시장 규모를 인간이 받는 임금 총액으로 산정했다. 그는 미국에서만 연간 약 18조 달러의 임금이 지급되고 전 세계적으로는 약 60조 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AI가 대체할 수 있는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간단하게 합산한 것이다. 해당 발언은 시장 기회가 극단적으로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비판도 불러일으켰다. 베시로글루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단계에서는 사무직 중심의 화이트칼라 업무 자동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스타트업의 설립자의 이력에 있다. 에포크는 그동안 AI 모델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벤치마크와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 때문에 에포크는 빅테크 기업이나 AI 개발사들의 성능 주장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검증 기관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에포크 창립자가 모든 노동의 자동화를 목표로 한 상업 기업을 직접 설립하면서 연구 결과가 특정 방향의 기술 개발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에포크 내부 관계자 중 한 명은 엑스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원하지 않았던 커뮤니케이션 위기가 생겼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에포크는 과거에도 이해관계 논란을 겪은 바 있다. 2024년 말 에포크가 공개한 AI 벤치마크 중 하나가 오픈AI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고 이후 해당 벤치마크가 오픈AI의 신규 모델 공개에 활용된 사실이 알려지며 투명성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에포크는 연구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메커나이즈 출범으로 그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연구자들은 에포크의 연구 결과가 궁극적으로 상업적 자동화 전략에 기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메커나이즈의 투자자 명단도 주목을 받았다. 냇 프리드먼과 대니얼 그로스,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인 패트릭 콜리슨, 구글의 AI 조직을 이끌어온 제프 딘, 기술 팟캐스터 드와르케시 파텔 등이 초기 후원자로 언급됐다. 

 

이들 중 일부는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나 암호화폐 헤지펀드 알트엑스의 매니징 파트너인 마커스 아브라모비치는 투자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AI에 대해 가장 깊이 고민해온 팀이라는 점을 투자 이유로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는 스스로를 효과적 이타주의자로 소개했는데 이는 합리적 계산을 통해 인류 전체에 최대의 선을 가져오는 선택을 추구하는 사조를 의미한다.


베시로글루는 비판에 대해 자동화가 인간을 빈곤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됐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노동이 자동화되면 생산성이 급격히 상승해 사회 전체의 부가 늘어나고 그 결과 인간의 생활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완전 자동화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경제적 풍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주장은 AI 에이전트를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동화 이후의 소득 구조에 대한 질문에 베시로글루는 임금만이 경제적 안정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임대료 수익, 배당, 정부 복지 등 다양한 소득원을 통해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통적인 고용 중심 사회가 해체된 이후의 경제 모델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그러나 AI가 생산한 부가 어떻게 분배되고 누가 세금을 부담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기술적 측면에서 베시로글루의 문제 인식은 업계 전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현재의 AI 에이전트가 신뢰성이 낮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행하지 못하며 맥락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이후 등장한 다양한 에이전트형 AI 서비스는 업무 보조에는 활용되고 있으나 독립적인 노동 대체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IT 기업과 다수의 스타트업이 경쟁적으로 플랫폼과 학습 데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으로 세일즈포스,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주요 기업들도 각자의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정 업무에 특화된 에이전트 스타트업과 가격 구조를 설계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커나이즈는 개별 도구 개발이 아니라 모든 직무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공통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회사는 출범과 동시에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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