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기술기업들에서 AI를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행동형 에이전트’로 전환하려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MCP(Model Context Protocol)라는 새로운 표준이 있다. AI가 외부 서비스와 직접 연결돼 결제, 예약, 지도 검색 같은 작업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공용 연결 규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앤트그룹, 알리바바클라우드,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MCP 기반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앤트그룹은 이를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USB-C 포트”에 비유했다. 여러 기기를 하나의 단자로 연결하듯 다양한 서비스와 AI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연결한다는 의미다.
우선 앤트그룹은 알리페이 결제 플랫폼과 연동되는 ‘MCP 서버’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자연어 명령을 받아 결제를 진행하고 결제 상태를 확인하거나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이번 달 공과금 내줘”라고 입력하면 AI가 관련 앱에 접속해 실제 결제까지 처리하는 구조다.
앤트그룹의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인 T박스(Tbox)는 현재 알리페이, 고덕지도(Amap), 구글 MCP, 아마존웹서비스 지식 검색 서버 등 30개 이상의 MCP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가 지도 정보를 조회하고 결제 플랫폼과 연결되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과정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자사 AI 모델 호스팅 플랫폼 ‘모델스코프(ModelScope)’를 통해 MCP 마켓플레이스를 열었다. 지도 서비스, 협업 도구, 온라인 저장소, 구글 서비스 등 1000개가 넘는 서비스와 연결되는 MCP 기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외부 도구를 활용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바이두도 MCP 지원 계획을 밝히며 AI 응용 서비스와 솔루션에 다양한 활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색과 AI를 핵심 사업으로 하는 바이두는 자사 모델과 외부 시스템을 연결해 보다 실질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갖춘 에이전트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기업들이 MCP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챗봇의 한계를 일찌감치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대화형 AI는 질문에 답하고 텍스트를 생성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외부 시스템과 직접 상호작용하지는 못한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여러 하위 작업을 계획하고 각 단계에서 피드백을 받아 다음 행동에 반영한다.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순서를 정해 행동할 수도 있다.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의 홍샤오 CEO는 AI 에이전트를 기존 챗봇보다 인간에 가까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회사가 개발한 에이전트 ‘마누스(Manus)’는 사용 가능한 자원을 조합해 세부 작업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국제 표준 경쟁이라는 변수 때문에 MCP의 확산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MCP는 앤트로픽이 제안한 규격이지만,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주요 AI 기업들이 별도의 표준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여러 표준이 병존할 경우 글로벌 확산 속도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규제 환경도 넘어야 할 산이다. AI 에이전트가 결제나 개인 데이터 접근처럼 민감한 작업을 수행할 경우 정부의 감독과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은 AI 관련 규제를 단계적으로 정비해 왔으며 에이전트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관리 체계도 함께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제기된다. MCP를 통해 여러 시스템이 연결될수록 잠재적 취약점도 늘어난다. 각 플랫폼의 보안 수준이 일정하지 않으면 전체 생태계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서로 다른 구조와 데이터 형식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표준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난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 빅테크들은 MCP를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는 챗봇과 대규모 언어모델은 미국에 밀리더라도 실제 소비자들의 업무를 수행하는 AI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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