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공식 문서에서 이른바 ‘오픈 웹’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고 인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색 시장 지배력과 광고 사업 구조를 둘러싼 반독점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표현이다.
그동안 구글은 AI 기반 검색 기능이 웹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번 문서에서는 전통적 웹 트래픽과 광고 기반 수익 구조가 약화되고 있다는 취지의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된 자료에서 구글은 개방형 웹 환경이 과거와 같은 성장 궤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자 행태가 모바일 앱과 폐쇄형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개방형 웹은 특정 플랫폼 안에 갇히지 않은 일반 웹사이트 생태계를 의미한다.
이용자가 검색을 통해 다양한 독립 웹사이트로 이동하고 해당 사이트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판단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문제는 이 시점이 구글의 AI 검색 기능 확대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최근 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요약한 답변을 직접 제시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사용자가 여러 사이트를 클릭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이는 이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는 진전으로 평가받지만 개별 언론사와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방문자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트래픽이 줄어들면 광고 노출과 수익도 함께 줄어든다.
이번 소송은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및 광고 시장 지배력을 문제 삼아 제기한 반독점 사건이다. 법정 공방 과정에서 구글은 자사 광고 네트워크와 검색 서비스가 여전히 경쟁 압력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틱톡과 아마존, 메타 등 다양한 플랫폼이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동시에 오픈 웹 자체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고 표현한 점은 미묘한 긴장을 낳는다. 개방형 웹이 줄어든다면 검색 기반 광고 시장 역시 위축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해당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맥락을 강조했다. 모바일 앱 중심 소비와 소셜 플랫폼 확산, 스트리밍 서비스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AI 검색만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다. 다만 법원 제출 문서에 ‘rapid decline’이라는 강한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퍼블리셔들은 오래전부터 검색 엔진이 콘텐츠를 요약해 제공하면서 원문 사이트로의 유입을 줄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AI 요약 기능이 본격화되면서 이 우려는 더 커졌다.
특히 뉴스 산업은 검색 유입 의존도가 높다. 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답변을 제시하면 사용자가 굳이 기사 본문을 클릭할 필요가 줄어든다. 이는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광고 시장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광고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플랫폼 내부에서 소비되는 동영상 광고와 소셜 피드 기반 광고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오픈 웹의 약화는 광고 생태계 재편과 연결된다. 구글이 법정에서 언급한 ‘쇠퇴’는 이런 맥락을 반영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한편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 미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과 광고 인프라를 장악함으로써 경쟁을 제한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구글은 시장 환경이 이미 다변화됐으며 사용자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소비한다고 맞선다.
오픈 웹의 쇠퇴라는 표현은 이런 논리 구조 속에서 전략적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혹은 경쟁 압력이 존재한다는 근거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AI 기술의 발전이 정보 유통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검색 엔진은 이제 링크를 나열하던 시기를 지나 직접 답변을 생성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웹사이트의 역할은 재정의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는 플랫폼 안에서 노출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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