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AI 열풍에 맥미니 품절 대란…이베이선 정가의 1.6배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4.25 12:40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애플의 소형 데스크톱 컴퓨터 맥미니(Mac mini)가 미국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완전히 품절됐다. 인공지능(AI)을 개인 컴퓨터에서 직접 구동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기기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플랫폼 이베이로 몰려들고 있다. 이베이에서는 정가의 1.6배에 육박하는 매물도 등장했다.

 

애플은 M4 칩을 탑재한 맥미니 기본 모델(16GB 메모리·256GB 저장공간)을 599달러에 판매해왔다. 그런데 이 제품이 4월 셋째 주 기준으로 애플 홈페이지에서 배송·매장 픽업 모두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메모리 용량에 관계없이 기본 모델 전 구성이 품절됐고 저장공간이 512GB 이상인 고용량 모델은 6월 이후에야 출고가 가능하다. 맥미니 기본 모델이 전면 품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식 채널에서 구매가 막히자 이베이가 사실상 유일한 구매창구가 됐다. 4월 25일 기준 이베이에서는 같은 사양의 맥미니 미개봉 제품이 715~79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상태 양호' 등급의 중고 제품도 979달러까지 올라갔다. 배송비를 제외한 정가보다 100달러 이상 비싼 중고 매물도 나왔다.


이번 품귀 현상의 배경에는 '오픈클로(OpenClaw)'라는 AI 소프트웨어가 있다. 오픈클로는 AI 모델을 클라우드 서버가 아니라 개인 컴퓨터에서 직접 실행하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다. 

 

쉽게 말해 챗GPT처럼 외부 서버에 접속하지 않고도 AI를 집에 있는 컴퓨터로 돌리는 도구다. 오픈클로는 올해 1월 25일 공개되자마자 수일 만에 입소문을 타며 확산됐다.

 

오픈클로를 비롯한 로컬 AI 구동에는 컴퓨터 메모리(RAM)가 많이 필요하다. 70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대형 AI 모델을 개인 컴퓨터에서 원활하게 돌리려면 64GB 이상의 메모리가 요구된다. 일반 PC는 CPU와 그래픽카드(GPU)가 각각 별도의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규모의 AI를 돌리기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맥미니는 이 부분에서 유리하다. 애플 실리콘 칩은 CPU·GPU·신경망처리장치(NPU)가 하나의 메모리를 공유하는 이른바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어 데이터 이동 속도가 빠르다. 

 

그 결과 64GB 메모리를 탑재한 맥미니 M4 Pro 모델(2,000달러 수준)이 같은 용량의 일반 PC보다 훨씬 저렴하게 대형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AI 개발자와 마니아 사이에서 '로컬 AI 실행의 표준 기기'로 자리 잡았다.

 

맥미니의 또 다른 장점은 소음과 전력 소비가 낮다는 점이다. 노트북과 달리 24시간 상시 가동에 적합하고 조용하게 운용할 수 있어 집에서 AI 서버처럼 쓰기에 편리하다. 톰스하드웨어와 테크레이더 등 주요 IT 매체는 이번 맥미니·맥 스튜디오 품귀 현상을 오픈클로 수요 급증과 직결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오픈클로의 확산은 기업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3월 GTC 2026 행사에서 오픈클로에 보안 레이어를 얹은 기업용 솔루션 '네모클로(NemoClaw)'를 공개했다. 오픈클로가 이제는 기업 IT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편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4월 4일 자사 유료 구독 서비스 클로드 프로·맥스에서 오픈클로를 비롯한 서드파티 프레임워크 사용을 금지했다. 기존 사용자가 오픈클로 에이전트를 클로드 구독으로 계속 쓰려면 세션별로 추가 요금을 내는 새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세션마다 요금이 붙는 클라우드 방식 대신 한 번 기기를 사면 추가 비용이 없는 로컬 실행으로 옮겨가는 사용자가 늘면서 맥미니 수요를 더 자극했다는 것이다.


맥미니 수요 급증과 별개로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램아마겟돈(RAMmageddon)'이라 부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생산라인을 집중하면서 일반 소비자용 DRAM 생산량이 줄었다. 

 

HBM은 일반 DRAM보다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불량률이 높아 같은 웨이퍼로 만들 수 있는 칩의 수가 적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PC에 쓰이는 일반 DRAM 공급이 빠르게 감소했다.

 

IT 시장조사기관 IDC는 이 상황이 스마트폰 시장에 전례 없는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도 12억6000만 대에서 11억 대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PC 시장도 레노버·HP·델·에이서·ASUS가 잇달아 15~20%의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애플도 이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난 분기 이익률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지만 올 1분기부터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3월에 맥 스튜디오의 512GB 메모리 옵션을 아예 삭제하고 256GB 업그레이드 가격을 25% 올렸다. 

 

맥 스튜디오의 일부 구성도 현재 품절 상태이며 128GB·256GB 메모리 모델은 미국 애플 온라인스토어에서 '구매 불가'로 표시돼 있다. 애플은 통상 신제품 출시 전 기존 재고를 소진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품절이 M5 출시 임박의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과거에 제품 교체 주기만으로 이 수준의 공급 부족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실제로 저용량 구성인 16GB 맥미니까지 품절된 점은 공급 부족이 단순히 고사양 제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9to5맥은 M5 맥북프로(128GB 메모리·대용량 저장공간)는 수 주 내 배송이 가능하고 신제품인 맥북 네오도 2~3주 안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소비자 수요가 맥미니 자체에 집중된 현상이라고 짚었다.


맥 스튜디오 신모델의 경우 당초 올해 중반 출시가 점쳐졌지만 메모리 공급난으로 10월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애플은 공급 부족의 원인이나 신제품 출시 일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와이이코노미 & www.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AI 열풍에 맥미니 품절 대란…이베이선 정가의 1.6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