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이 시범 단계를 지나 실제 공장 라인으로 진입하고 있다. 5월 들어 영국·독일·한국·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산업 현장 투입 계획과 데이터 수집 작업을 공개했다.
영국 로봇 스타트업 휴머노이드(Humanoid)는 13일 독일 자동차 부품 대기업 셰플러(Schaeffler)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2032년까지 셰플러의 글로벌 공장에 1000~2000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하기로 했다.
첫 투입은 2026년 12월부터 2027년 6월 사이 독일 내 두 곳의 셰플러 공장에서 시작된다. 헤르초게나우라흐 공장에서는 박스 운반 작업이, 슈바인푸르트 공장에서는 본격 가동 단계에 가까운 실증 테스트가 진행된다.
휴머노이드 창업자 아르템 소콜로프는 셰플러를 자사 바퀴형 로봇용 관절 액추에이터(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동력 부품)의 우선 공급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2031년까지 5년간 100만 개가 넘는 액추에이터가 공급될 전망이다.
계약은 로봇을 한 번에 판매하지 않고 운영·유지보수·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묶어 서비스로 제공하는 RaaS(Robot-as-a-Service) 방식으로 설계됐다. 시티는 이 계약을 두고 셰플러가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부문에서 수억 유로대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도 휴머노이드 학습용 데이터 수집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AP통신은 12일 한국 AI 스타트업 알로(RLWRLD)가 호텔·물류·유통 현장에서 숙련 노동자의 동작을 채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 롯데호텔에서는 9년차 식음료 직원이 머리·가슴·손에 카메라를 달고 연회용 냅킨을 접고 식기를 세팅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기록됐다. CJ 물류센터에서는 작업자가 화물을 들어 올리고 옮기는 방식이,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에서는 상품 진열 동작이 비슷한 방식으로 수집되고 있다.
알로의 송현지 연구원은 카메라 영상을 기계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변환한 뒤 엔지니어들이 VR 헤드셋과 모션 추적 장갑을 끼고 같은 동작을 반복해 데이터의 정밀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각도, 관절 굽힘 정도, 물건을 쥘 때 가해지는 힘의 크기까지 기록된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사람 손 모양의 다섯 손가락 로봇 손에 학습시키는 데 활용하고 있다. 그리퍼(집게형 손) 방식으로는 호텔 서비스 수준의 정교한 냅킨 접기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 손에 가까운 형태가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알로는 2026년 2월 시드2 라운드에서 2600만달러를 조달해 누적 41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SK텔레콤, LG전자, CJ대한통운, 롯데, 일본 KDDI, ANA홀딩스 등 산업 기반 전략적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14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RLDX-1'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GR00T, Isaac Sim 등 AI 인프라 위에서 개발됐으며 WIRobotics의 알렉스 휴머노이드, 프랑카 리서치 3 협동로봇 등 서로 다른 기종에서 동일하게 작동한다. 알로는 2028년경 산업용 AI 로봇의 본격 양산을 예상한다.
대기업들의 일정도 구체화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월 CES에서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를 공개하고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의 메타플랜트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3만 대 생산이 목표다.
아틀라스는 56개의 자유도(관절 회전축 수)를 갖추고 최대 50㎏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까지 견딘다. 초기에는 부품 정렬 작업에, 2030년부터는 조립 공정에 투입된다.
삼성전자도 3월 1일 모든 글로벌 생산기지를 2030년까지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며 휴머노이드와 작업 특화 로봇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RB-Y1을 생산 라인에 배치할 예정이다.
다만 노동계의 반발이 변수다. 한국노총 김석 정책국장은 AP에 정부와 사용자 측이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와 충분히 협의해야 하며 숙련 기술은 인간의 성취라고 지적했다. 롯데호텔은 객실 청소 등 후방 업무에서 휴머노이드 활용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사람이 40분에 마치는 객실 청소에 수 시간이 걸린다.
호텔 측은 2029년쯤 일부 청소·지원 업무에 로봇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수집에 참여한 직원 박씨는 후방 행사 준비 업무의 30~40%가량은 로봇이 대체할 수 있겠지만 손님과 직접 마주하는 업무는 사람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글 한 줄 안 쓰는 AI, 3주 만에 기업가치 75억 달러? '의사결정 AI' 제브
문장을 만들지 않고 판단만 내리는 AI 모델 '제브(Jev)'를 내놓은 미국 스타트업 타입세이프AI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타입세이프AI는 9일(현지시간)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75억 달러다. 시리즈A는 초기 시드 투자 이후 사업 확... -
메타의 부활?…신제품 '뮤즈'가 깨운 CPU 수요
메타플랫폼스가 지난 8일 출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열흘 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무료 앱 1위에 오르면서 메타 주가와 반도체주가 동반 급등했다. 뮤즈는 질문에 답만 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단계의 일을 직접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메일 달력 결제 건강 쇼핑 스... -
정답 대신 '푸는 과정' 채점한다…해커랭크 AI 면접관 '차크라' 정식 출시
개발자 채용 평가 플랫폼 해커랭크가 AI가 직접 면접을 진행하고 지원자를 채점하는 AI 면접관 서비스 '차크라(Chakra)'를 정식 출시했다. 지원자가 문제를 푸는 동안 AI가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질문을 던지고 결과물뿐 아니라 답에 이르는 사고 과정까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해커랭크는 미국 현지시간 5일 약 6개월... -
AI가 경찰에 '가짜 살인 제보'… 앤트로픽, 내부 테스트 인터넷 끊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가 테스트 도중 실제 웹사이트의 보안 허점을 파고들고 경찰에 허위 살인 제보까지 접수한 사실을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감시 체계가 이런 행동을 확실히 잡아낸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모든 내부 평가에서 실시간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은 9일(현... -
AI가 쏟아낸 '가짜 취약점 신고'에 구글 오픈소스 버그바운티 중단
구글이 AI로 만든 엉터리 보안 취약점 신고가 급증하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핵심 부문을 중단했다. 버그바운티는 외부 보안 연구자가 소프트웨어의 보안 허점을 찾아 알려주면 기업이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취약점 보상 프로그램(OSS VRP)'의... -
챗GPT, 이제 글 대신 '화면'으로 답한다…GPT-6 출시
오픈AI가 챗GPT 답변에 그림과 차트는 물론 직접 눌러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계산기까지 담는 새 기능을 내놨다. 글자로만 답하던 대화형 AI가 질문에 맞춰 화면 구성을 스스로 짜는 방식으로 바뀐다. 오픈AI는 7일(현지시간) 차세대 모델 'GPT-6'를 챗GPT의 일반 대화 기능에 적용하고 '인텔리전트 UI'를 함께 공개...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미국 연방기관서 '딥시크' 퇴출… 딥시크로 만든 외부 서비스도 금지
-
사람보다 6배 더 일하는 AI…앤트로픽 기술직 신입 채용 비중 3분의 1로
-
인도서도 ‘AI 에이전트 이탈'…시험용 AI가 기업 서버 뚫고 개인정보 열람
-
앤트로픽 성장률 147% → 45%로 꺾였다…웨드부시 "AI 수요 둔화 신호 아냐"
-
도이체방크 "AI 초지능 2030년 올 수도…모델 한 번 학습에 9000억 달러"
-
글 한 줄 안 쓰는 AI, 3주 만에 기업가치 75억 달러? '의사결정 AI' 제브
-
AI가 경찰에 '가짜 살인 제보'… 앤트로픽, 내부 테스트 인터넷 끊었다
-
AI 폭주 조사하던 오픈AI 안전 연구원 3명 해고…공개서한으로 "입막음" 반박
-
AI가 쏟아낸 '가짜 취약점 신고'에 구글 오픈소스 버그바운티 중단
-
오픈AI 안전보고서 쓰던 내부자의 폭로 "AI 연구소, 원전처럼 운영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