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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실적과 동시에 칼바람"…2026년 빅테크의 해고 잔혹사

  • 고건 기자
  • 입력 2026.06.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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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지난 1년간 직원 2만1000명을 줄였다고 6월 22일 연차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전체 인력의 13%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감원 폭이 컸다. 회사는 AI 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2026년 들어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번진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도 동시에 인력을 대거 줄이고 그 이유로 AI를 지목하는 패턴이다. 여기서는 AI가 성장의 원동력이자 감원의 명분으로 동시에 거론된다. 

 

재취업 지원 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5월 한 달 IT 업계 감원 규모는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가장 많이 언급된 사유가 AI였다.

 

오라클의 감원은 3월 5일부터 31일 사이 본격화됐다. 직원들은 통보 없이 새벽에 도착한 해고 이메일을 받았다. 같은 기간 오라클은 분기 순이익 37억달러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27% 늘었다.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계약 잔액인 '잔여 수행 의무'는 325% 급증한 5530억달러에 달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됐다.


감원은 오라클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동안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인원을 감축했다. 1월 28일 아마존은 관료적 조직 단계를 줄이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다는 명분으로 본사 직원 1만6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안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로 효율이 높아지면 일부 업무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든다고 이전부터 예고해온 바 있다.

 

2월 26일에는 잭 도시가 이끄는 블록이 전체 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4000명을 줄여 1만명이 넘던 직원을 6000명 아래로 낮췄다. 도시는 AI 도구의 능력이 매주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더 작고 평평한 조직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안에 대다수 기업이 같은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은 3월 17일 연차보고서에서 2026 회계연도에 인력을 약 10%(1만1000명) 줄여 10만8000명에서 9만7000명으로 낮췄다고 공개했다. 퇴직 위로금으로 5억6900만달러를 썼다. 같은 기간 AI 서버 사업 매출은 40% 늘었다.

 

소비자 서비스 기업도 합류했다. 4월 15일 스냅챗 운영사 스냅은 전체 인력의 16%(약 1000명)를 감원하고 300여 개 채용 공고를 닫았다. 에반 스피겔 CEO는 AI 발전으로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2026년 하반기까지 연간 비용을 5억달러 이상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5월 5일 페이팔의 새 CEO 엔리케 로레스는 2~3년에 걸쳐 인력의 약 20%(4500명 이상)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페이팔이 다시 기술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며 개발 과정에 AI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5월 7일 클라우드플레어는 분기 매출 6억3980만달러로 전년 대비 34% 늘며 사상 최대 분기를 기록했음에도 인력의 약 20%(1100명)를 줄였다. 매슈 프린스 CEO는 해고된 인력 대부분이 '측정하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중간 관리자와 재무, 법무, 내부 감사, 매출 인식 업무 담당자를 이렇게 표현했다. 제품을 만들거나 파는 일이 아니라 회사 내부를 관리하고 점검하는 역할이 AI로 대체되기 쉽다는 논리다.

 

자동차 회사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5월 12일 제너럴모터스(GM)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미시간주 워런의 IT 인력 500~600명을 감원했다. GM은 IT 조직을 미래에 맞게 바꾸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AI가 결정에 영향을 줬지만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감원 직후에도 GM은 AI와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 80여 개 IT 직무를 채용 중이었다.

 

5월 14일 시스코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고도 인력의 약 5%(4000명 가까이)를 줄인다고 발표했다. 마크 패터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반도체와 광학, 보안, AI 분야로 자원을 재배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20일에는 인튜이트가 전체 인력의 17%(약 3000명) 감원 계획을 내놨다. 사산 구다르지 CEO는 복잡성을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해 더 나은 제품을 내놓기 위한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알렸다. 

 

같은 날 메타는 직원 8000명(인력의 약 10%)을 줄이면서 약 7000명을 AI 관련 새 직무로 옮겼다. 마크 저커버그는 AI 경쟁에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며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사례인 깃랩은 6월 3일 인력의 14%(약 350명)를 감원했다. 빌 스테이플스 CEO는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의 작업량이 폭증하면서 기존 개발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깃랩은 22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관리 단계를 줄이며 한 AI 연구소와 손잡고 플랫폼을 다시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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