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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못 한 일, 결국 '백발의 엔지니어'가 해냈다…포드, 베테랑 350명 다시 불러

  • 고건 기자
  • 입력 2026.06.29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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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AI에 맡겼던 품질 관리 업무를 다시 사람 손에 돌려놓았다. AI와 자동화 시스템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자 회사를 떠났거나 부품 협력사로 옮겨갔던 베테랑 엔지니어 350명을 지난 3년에 걸쳐 다시 채용한 것이다. 

 

포드 내부에서 '그레이 비어드(gray beard·흰 수염)'라 부르는 이들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고참 기술자를 가리킨다.

 

이 사실은 포드가 미국 시장조사 기관 JD파워가 25일 발표한 '2026 신차 초기 품질 조사(IQS)'에서 대중차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을 계기로 공개됐다. IQS는 차를 산 지 90일 안에 소비자가 겪은 결함과 불편을 차량 100대당 문제 건수(PP100)로 집계하는 조사로 숫자가 낮을수록 품질이 좋다는 뜻이다. 

 

포드는 152점을 기록해 닛산(156점)과 뷰익(162점)을 앞섰다. 포드가 대중차 부문 정상에 오른 것은 2010년 이후 16년 만이다. 전체 브랜드를 통틀어서는 포르쉐(138점)와 제네시스(151점)에 이어 3위였다.

 

포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쿠마르 갈호트라는 그동안 자동화된 품질 시스템에 점점 더 의존해 왔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기술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들였고 이들이 부품이 공장 생산 라인에 도달하기 전 단계에서 결함 요인을 찾아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합류한 엔지니어들은 품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필수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걸러내도록 AI 도구를 다시 손보고 있다.

 

포드의 차량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찰스 푼은 AI에 설계 요구사항만 입력하면 알아서 고품질 제품이 나올 것이라 잘못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AI가 훌륭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학습에 쓰인 정보의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세대의 제품 개발 과정을 거치며 쌓인 베테랑들의 경험을 간과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드는 2020년 이후 5천 명이 넘는 인력을 줄였고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미국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이들의 머릿속에만 있던 노하우가 AI 시스템에 옮겨지지 못했고 그 결과 품질 문제가 잇따랐다.

 

이번 조치는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 포드는 올해 품질 개선으로 1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여전히 미국에서 리콜이 가장 많은 자동차 업체이며 올해도 보증·자재 비용으로 10억 달러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갈호트라는 리콜이 품질을 뒤늦게 보여주는 지표라며 문제를 사전에 막는 작업을 강화하고 있어 새 차종부터 리콜 건수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설팅 업체 커리어마인즈가 AI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35.6%가 해고했던 직원의 절반 이상을 다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5~50%를 재고용한 기업도 32.7%였다.


회사는 F-150 픽업트럭, 슈퍼듀티 트럭, 머스탱 스포츠카 등 3개 차종이 각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시험 대상 10개 모델 중 7개가 부문별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포드는 2023년 대중차 부문 15위에서 올해 1위로 뛰어올랐는데 이는 대중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개선이다. AI는 버리지 않되 사람의 경험과 함께 쓰는 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포드는 100만 가지가 넘는 AI 기반 테스트를 새로 추가해 예외 상황을 잡아내는 데 활용하고 있다.

 

(썸네일 사진 출처: 포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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