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지난해 10월 야심 차게 선보인 인공지능(AI) 웹브라우저 '아틀라스(Atlas)'를 출시 9개월 만에 접는다. 웹브라우저는 인터넷 화면을 띄우고 검색하는 프로그램으로 구글 크롬이 대표적이다. 오픈AI는 아틀라스에 자사 챗봇 '챗GPT'를 결합해 사용자가 웹을 돌아다니는 일을 AI가 대신하도록 만들었지만 결국 별도 브라우저를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오픈AI는 9일(현지시간) 새 업무용 AI 도구 '챗GPT 워크(ChatGPT Work)'와 최신 모델 'GPT-5.6'을 공개하면서, 발표문 말미에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 제임스 선은 종료 예정일을 8월 9일로 못 박았다. 사용자에게는 앞으로 며칠 안에 앱 알림과 이메일을 통해 데이터 이전 방법을 안내한다. 즐겨찾기는 크롬으로, 쿠키와 비밀번호는 챗GPT 데스크톱 앱으로 옮길 수 있다.
오픈AI가 브라우저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틀라스에서 시험한 기능을 크롬용 확장 프로그램과 챗GPT 데스크톱 앱에 나눠 담는 방식이다. 확장 프로그램은 브라우저에 덧붙여 기능을 추가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오픈AI는 크롬에서 곧바로 챗GPT를 쓸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을 내놨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웹페이지의 내용을 AI가 그대로 읽어 페이지에 관해 질문하거나 내용을 요약하고 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는 구글이 크롬에 넣은 AI 비서 '제미나이 사이드 패널'과 정면으로 겨루는 기능이다.
데스크톱 앱에는 성능을 키운 자체 브라우저를 넣었다. 사용자는 챗GPT를 벗어나지 않고도 웹사이트를 열고, 계정에 로그인하고, 파일을 내려받고, 페이지를 다룰 수 있다. 여러 탭 열기, 비밀번호 관리, 자동 입력 기능도 지원한다. 여기에 오픈AI 서버에서 원격으로 돌아가는 '클라우드 브라우저'를 별도로 뒀다.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동적인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양식을 채우고 여러 서비스를 비교하며 정보를 모으는 동안 사용자는 화면 캡처로 진행 상황을 지켜본다.
아틀라스와 함께 발표된 챗GPT 워크는 문서, 스프레드시트, 발표 자료, 웹앱 같은 완성된 결과물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AI 에이전트다.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목표를 잘게 쪼개 몇 시간에 걸쳐 스스로 처리하는 AI를 뜻한다.
코딩 보조 도구 '코덱스(Codex)'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오픈AI는 코덱스를 매주 500만 명 넘게 쓰고 있고 이 가운데 100만 명 이상이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닌 일반 업무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챗GPT 워크를 움직이는 GPT-5.6은 이날 함께 공개됐다. 가장 강력한 '솔(Sol)', 일상 업무용 '테라(Terra)', 속도와 비용 효율을 앞세운 '루나(Luna)' 세 종류로 나뉜다. GPT-5.6은 원래 6월 26일 20여 개 협력사에만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사이버 보안 능력이 지나치게 뛰어나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안전성 검토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검토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면서 이날 일반에 풀린 것이다. API 기준 가격은 토큰 100만 개당 솔이 입력 5달러·출력 30달러, 테라가 2.5달러·15달러, 루나가 1달러·6달러다. 토큰은 AI가 글을 처리할 때 쓰는 최소 단위다.
아틀라스 종료는 오픈AI가 이른바 '곁가지(side quests)'를 줄이라는 방침 아래 진행한 정리 작업의 연장선이다. 이 지시를 내린 인물은 애플리케이션 부문 최고경영자(CEO)였던 피지 시모다. 앞서 오픈AI는 같은 방침에 따라 영상 생성 도구 '소라(Sora)'를 종료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시모는 아틀라스 종료가 발표된 이날 건강 문제로 전임 직책에서 물러나 시간제 자문 역할로 옮긴다고 알렸다. 시모는 2019년 진단받은 만성질환이 악화해 4월부터 병가 중이었으며, 회복이 예상보다 길어져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AI 업계는 크롬이 쥔 자리를 빼앗으려 경쟁을 벌였다. 퍼플렉시티는 '코멧'을, 브라우저 컴퍼니는 '디아'를 내놨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크롬과 엣지에 AI 기능을 더했다.
오픈AI는 몇 달간 아틀라스를 운영한 끝에 브라우저는 그 자체로 목적지가 아니라 하나의 기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람들이 브라우저를 통째로 바꾸기보다 이미 쓰던 도구 안에서 AI를 쓰는 것을 더 원한다고 본 것이다.
(썸네일 출처: OpenAI Atla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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