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보낸 경고음을 두고 지역 연은 총재가 직접 반응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미 국채 매도세가 연준이 물가와의 싸움에서 신뢰를 계속 쌓아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는 시장이 이번 주 분명한 목소리를 냈고 자신은 거기서 신호를 읽었다고 했다. 그는 연준이 효과적인 소통과 필요한 조치를 통해 매일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점을 시장이 일깨워줬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으는 가장 뛰어난 집계 장치이며 가계와 기업에 연준이 무엇을 왜 하는지 분명히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무살렘 총재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하지만 올해는 투표권이 없는 위원이다.
발언의 배경에는 지난 7월 29일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이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 범위에서 그대로 유지했다. 다섯 차례 회의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은행 간 초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금리로 대출과 예금 등 시중 금리 전반의 기준이 된다.
문제는 연준이 목표로 삼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의 두 배를 넘는 상황에서 나온 동결이라는 점이다. FOMC 위원 12명 가운데 9명은 동결에 찬성했지만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한 세 명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다.
무살렘 총재 역시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르고 점진적인 금리 조정이 나중에 크고 급격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비용도 적고 충격도 덜하다고 봤다.
시장의 반응은 국채 금리 급등으로 나타났다. 회의 직후 만기 30년짜리 국채 금리는 5.2%를 넘어서며 약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10년물 금리도 4.7%까지 뛰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면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간다. 이번 매도세는 투자자들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채권을 대거 내다 판 결과다. 중동 지역의 긴장으로 유가가 다시 오른 것도 물가 압력에 대한 불안을 키웠다.
금리 급등의 또 다른 원인은 새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의 소통 방식이었다. 워시 의장은 시장에 신호를 덜 주는 절제된 소통을 선호한다. 이번에도 그는 FOMC 위원 12명 중 9명이 왜 동결에 표를 던졌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워시 의장이 연준의 물가 목표를 손볼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친 점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는 회견에서 물가 목표에 예외는 없으며 오직 2%라는 목표만 있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연준이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미룬다고 받아들였다.
워시 의장은 최근 몇 주간 채권 금리가 오른 것을 두고 시장이 앞으로의 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는 시장이 스스로 데이터에 맞춰 움직이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연준이 그 움직임을 실제 금리 인상으로 뒷받침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 책임을 넘겨 스스로 조정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음 FOMC 회의는 9월에 열린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한두 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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