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업계를 대표하는 정치자금 조직이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을 뒤집기 위해 접전지 3개 주에 대규모 광고를 쏟아붓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신생 단체 '빌드 아메리칸 AI'는 캔자스 오하이오 위스콘신 3개 주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광고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미국 세법상 501(c)(4)로 분류되는 비영리 옹호단체다. 이 지위는 후원자 명단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자금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른바 '다크 머니' 조직으로 불린다. 현재 보유 현금은 약 5000만 달러다.
이 단체는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오픈AI 사장 그레그 브록먼 부부가 자금을 댄 슈퍼팩 '리딩 더 퓨처'의 산하 조직이다. 슈퍼팩은 후보에게 직접 돈을 주는 대신 무제한으로 모금해 독자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정치자금 단체다.
리딩 더 퓨처는 지난해 8월 1억 달러 이상을 들고 출범해 지난해에만 1억2500만 달러를 모았다. 빌드 아메리칸 AI는 이번에 별도의 정치조직 '빌딩 더 퓨처'도 함께 설립해 주 단위와 연방 단위 선거에 직접 개입한다고 밝혔다.
광고는 유료 매체 집행과 함께 풀뿌리 조직화 연구 공개교육을 병행한다. 단체는 주거용 전기 요금 인상 억제와 수자원 보호, 개발사의 비용 부담, 지역사회의 유치 여부 결정권 보장을 정책 기준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를 훼손하는 잘못된 정보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모범 사례로는 콜로라도와 조지아, 그리고 최근 개발사에 인프라 비용을 직접 물리고 전력망 신규 승인을 감사가 끝날 때까지 중단시킨 텍사스를 꼽았다.
배경에는 급격히 악화된 여론이 있다. 데이터센터 동향을 추적하는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올해 1~3월에만 약 13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75건이 주민 반대로 무산되거나 지연됐다.
지난 한 해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 같은 기간 반대 단체는 396곳에서 833곳으로 늘어 49개 주로 퍼졌고 연초 6주 만에 주 의회에 300건이 넘는 관련 법안이 제출됐다. 신규 건설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모라토리엄 법안은 14개 주에서 발의됐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연방 차원의 법안을 냈다.
메인주에서는 법안이 주지사 책상까지 갔다가 4월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여론조사 흐름도 뚜렷하다. 엠볼드리서치가 8월 8~13일 실시한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75%가 자택 인근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고 이 중 61%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같은 조사에서는 반대 42% 찬성 43%였다. 주민들은 전력망 부담과 냉각용 물 사용, 소음, 전기 요금 인상을 문제로 지적한다.
정치권도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 상원선거위원회(NRSC)는 지난달 18일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위험'이라는 제목의 내부 메모를 주요 AI 기업들에 돌렸다.
메모는 데이터센터가 존 허스티드 상원의원의 목에 걸린 닻이라고 표현하며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이 문제를 선거 핵심 쟁점으로 삼아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체 조사 결과 이 메시지가 기존 선거 메시지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이다. 메모는 정당 조직이 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바꿀 수는 없다며 기업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폭스뉴스 조사에서는 브라운이 8%포인트 앞섰다.
위스콘신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주지사 선거 최대 쟁점이 됐다. 공화당 톰 티파니 후보는 민주당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를 데이터센터 옹호자로 몰아세우고 있다. 캔자스에서는 신규 건설 모라토리엄을 내건 신디 홀셔 주 상원의원이 민주당 주지사 경선에서 역전승했다.
반대 진영에도 자금이 모이고 있다. 앤스로픽은 AI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단체 퍼블릭 퍼스트 액션에 2월과 7월 각각 2000만 달러씩 총 4000만 달러를 냈다.
오픈AI는 지난 6월 블로그를 통해 브록먼 부부가 리딩 더 퓨처를 지원한 것은 맞지만 회사가 활동을 지시하거나 내부를 들여다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 AI 정책을 주장하는 단체는 자신이 누구를 대변하는지 밝혀야 하며 돈을 들인 조직적 캠페인을 자발적 시민운동처럼 꾸미는 애스트로터핑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빌드 아메리칸 AI가 내세운 50만 명의 지지자 명단이 유료 광고로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이번 중간선거에 1억15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해 공개된 연방 기부 기준 최대 기부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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