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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서가 카드 들고 장보는 시대 온다…세레브라스 CEO "집집마다 AI 가전 머지않아"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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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집 안에 한 대씩 놓이는 가전제품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AI 반도체 업계에서 나왔다.


앤드루 펠드먼 세레브라스시스템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6' 무대에서 AI가 가정용 기기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답했다. 


펠드먼 CEO가 그린 가정용 AI는 집 안 기기에서 직접 돌아가는 개인 비서다. 그는 스마트폰처럼 일부 작업은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고 나머지는 인터넷 너머 데이터센터(클라우드)로 보내는 방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은 개인정보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장점이 있고 클라우드는 무거운 연산을 맡는다. 

 

그는 이런 비서가 사용자를 깊이 알게 되고 외부 침입을 막는 보안 경계 안에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에 접근해 사용자 대신 물건을 사는 일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근거로 메타의 '뮤즈'와 스타트업 '인스팅트'를 들었다. 두 서비스는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과 달리 사용자 대신 실제 일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다.


메타는 지난달 8일 뮤즈를 공개했다. 뮤즈는 브라우저를 열어 양식을 채우고 이메일을 보내며 쇼핑과 예약을 대신한다. 사용자마다 별도의 가상 컴퓨터(가상머신)에서 돌아가고 '센티널'이라는 권한 관리 체계가 에이전트가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읽기와 쓰기로 나눠 통제한다. 

 

결제는 스트라이프의 결제 서비스 '링크'로 처리한다. 메타는 지난달 연례 행사 '커넥트'에서 열쇠고리 크기의 전용 기기 '뮤즈 참'도 선보였다. 아마존은 지난달 21일 뮤즈의 자사 쇼핑몰 접근을 차단했다.


인스팅트는 지난달 28일 세쿼이아캐피털·벤치마크·코투 등에서 10억달러를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한 달 전 25억달러였던 몸값이 4배로 뛰었다. 지난 8월 초대받은 사용자만 쓸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자체 전화번호와 컴퓨터를 이용해 여행 예약이나 일정 조율 같은 일을 대신한다.


펠드먼 CEO 자신도 AI 에이전트 사용자다. 그는 여러 에이전트를 함께 부려 일정표를 정리하고 통화할 상대의 정보를 미리 찾게 한다고 밝혔다. 

 

그가 기대하는 것은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하는 수준을 넘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일이다. 다만 그 아이디어는 다른 창업자들의 몫으로 남겼다. 소비자용 서비스를 직접 구상하지 않아도 되는 인프라 사업이 좋다며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가 날아오를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펠드먼 CEO는 AI 종말론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AI 업계 일부 리더는 공개 발언을 삼가는 편이 낫겠다고 농담하며 위험만 강조하다 AI의 이점이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효율이 높아지면 반도체 수요가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레브라스는 엔비디아에 맞서는 AI 반도체 기업이다. 일반 반도체는 둥근 실리콘 원판(웨이퍼) 하나에서 수백 개의 칩을 잘라 만드는데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전체를 칩 하나로 쓰는 '웨이퍼스케일 엔진'을 만든다. 칩 여러 개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을 줄여 학습을 마친 AI 모델이 답을 내놓는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인다. 

 

오픈AI는 지난 8월 최상위 모델 GPT-5.6 솔을 세레브라스 칩에서 초당 최대 750토큰(AI가 글을 처리하는 단위) 속도로 돌리는 '울트라패스트' 서비스를 시범 공개했다.


회사는 지난 5월 나스닥에 상장하며 주당 185달러에 55억5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올해 1월에는 오픈AI와 2028년까지 750메가와트 규모 시스템을 공급하는 다년 계약을 맺었다. 2분기 핵심 매출은 2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03% 늘었고 앞으로 매출로 인식할 계약 잔액은 254억달러에 이른다.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가 지난달 말 오픈AI의 새 모델 GPT-6.1 솔의 울트라패스트 모드가 세레브라스가 아닌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돌아간다고 전하자 주가는 한 주 만에 20% 떨어져 이달 2일 공모가를 밑도는 166.43달러로 마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같은 날 세레브라스를 가까운 파트너로 부르며 속도 경쟁의 최전선에서 깊이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자 5일 주가는 9.08% 오른 181.55달러로 반등했다. 이후 다시 밀려 13일 장중 146달러대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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