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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정부 안에선 적자 못 잡아…나랏빚 해법은 AI와 로봇뿐"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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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끈 경험을 돌아보며 정부 내부에서는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불어나는 국가부채를 풀 유일한 수단으로 AI와 로봇을 지목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17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과 나눈 팟캐스트 인터뷰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를 2년간 밀착 취재해 2023년 공식 전기 '일론 머스크'를 펴낸 인물이다. 인터뷰는 20일 첫 공개되는 새 팟캐스트 시리즈 '빌더스 위드 월터 아이작슨'에 실린다.


DOGE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일인 2025년 1월 20일 행정명령으로 만들어진 한시 조직이다. 연방정부의 낭비성 지출을 찾아내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머스크는 1년에 130일까지만 정부 업무를 할 수 있는 '특별공무원' 신분으로 조직을 사실상 지휘했고 이 과정에서 연방 공무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머스크는 당초 1년 안에 연방 지출 2조 달러를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DOGE가 내세운 절감액은 2140억 달러 수준이었고 이마저 부풀려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직은 예정대로 올해 7월 4일 활동을 마쳤다.


머스크는 이번 인터뷰에서 지출을 줄이려는 의지가 대통령과 하원, 상원, 사법부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 같은 극소수를 빼면 정부 권력자 가운데 실제로 지출 감축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통령이 지출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면 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낭비성 지출을 막으면 적이 많이 생기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감을 얻는 것을 좋아하고 예산이 끊겼다는 항의 전화를 받는 상황을 싫어한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아껴 쓰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으며 국가부채를 해결할 길은 AI와 로봇뿐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적자는 한 해 정부 지출이 세금 등 수입을 넘어서는 부족분을 뜻한다. 이 적자가 해마다 쌓인 것이 국가부채다. 미국 국가부채는 올해 8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머스크의 논리는 AI와 로봇이 상품과 서비스 생산을 폭발적으로 늘리면 경제 규모가 커져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도 투자자 니킬 카마스의 팟캐스트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당시 생산량이 급증하면 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2월에는 AI와 로봇이 없다면 미국이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신의 정부 활동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머스크는 일에 다소 휩쓸렸고 회사를 너무 오래 비웠다고 인정했다. 공식적으로 백악관에 몸담은 4개월 대신 한두 달만 뒤에서 관여했어야 했고 AI로 더 빨리 돌아가 집중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생활이 유혹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그랬다고 답했다. 

 

중대한 결정이 내려지는 대통령 집무실에 함께 있는 것이 멋진 경험이었다는 이유다. 2025년 2월 미국 보수 진영 최대 연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무대에서 전기톱을 휘두른 일에 대해서는 이상한 주말이었다고만 했다. 

 

더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는 지난 일은 그대로 두자며 말을 아꼈다. 머스크는 올해 7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도 정치에 너무 깊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는 사업에 직접 타격을 줬다. 테슬라는 2025년 1분기 전 세계에서 33만6681대를 인도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불매운동과 매장 앞 시위가 이어졌고 일부 차량과 매장은 방화와 훼손 피해를 입었다. 

 

머스크는 같은 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재정적자를 늘리고 DOGE의 성과를 훼손한다고 공개 비판한 뒤 정부를 떠났다. 그는 현재 테슬라와 함께 올해 6월 상장한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다. 그가 세운 AI 기업 xAI는 올해 스페이스X 자회사로 편입됐다.


아이작슨은 악시오스에 AI 시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그 위험성을 묻고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는지 직접 듣고 싶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를 대형 우주선 스타십과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뇌 이식 칩 뉴럴링크, 자율주행 전기차로 기술을 앞으로 끌고 가는 뛰어난 엔지니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정치와 사람 문제에서는 어두운 생각과 음모론에 지나치게 쉽게 빠진다고 지적했다.


아이작슨은 이번 주 2014년 펴낸 디지털 혁명사 '이노베이터'의 개정판을 냈다. 그는 새 서문에서 스티브 잡스 등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연 혁신가들이라면 인간의 통제와 긴밀히 연결되지 않은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경계했을 것이라고 썼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말한다.


'빌더스'는 미국 팟캐스트 제작사 칼레이도스코프가 만들고 아이하트팟캐스트가 배급한다. 머스크 외에 피터 틸 파운더스펀드 창업자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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