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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I는 아직 갓난아이”…연방 단일 규칙 꺼내든 이유

  • 고건 기자
  • 입력 2025.12.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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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 규제를 둘러싸고 다시 전면에 나섰다. 12월 8일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는 “AI는 아직 갓난아이 수준인데 주마다 제각각 규제를 붙이면 기술이 자라기도 전에 망가진다”는 표현을 쓰며 미국 전역에 하나의 규칙을 적용하는 ‘연방 단일 AI 규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AI 규제 논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버린 셈이다. 이 발언이 주목받은 이유는 현재 미국의 AI 규제 환경이 실제로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연방 국가다. 연방 정부가 큰 틀의 법과 정책을 정하지만 소비자 보호 개인정보 처리 노동 규정 같은 영역에서는 각 주가 독자적인 법을 만들 수 있다. AI도 이 흐름을 그대로 타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개인정보 보호를 엄격히 적용하려 하고 뉴욕은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콜로라도와 일리노이도 각자의 기준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이 규제들이 서로 다른 방향과 기준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주에서는 데이터 사용이 허용되는데 다른 주에서는 금지될 수 있고 어떤 주에서는 기업이 추가 보고 의무를 져야 한다. 

 

AI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주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새로운 규칙을 외워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말한 “50개 주 승인 받기”라는 표현은 이런 현실을 겨냥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AI 규칙이란 데이터는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알고리즘이 차별을 만들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 자동화된 판단을 사람이 다시 확인할 것인지와 같은 현실적인 기준을 뜻한다. 

 

이런 기준이 주마다 다르면 기업은 법률 검토와 시스템 수정에 막대한 비용을 쓰게 된다. 특히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아예 특정 주 시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트럼프의 발언이 실리콘밸리 일부에서 환영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일 규칙이 생기면 최소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는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려도 크다. 주 정부가 AI 규제에 적극적인 이유는 주민 보호다. 개인정보 유출 자동화 차별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는 지역 사회에서 먼저 터진다. 주 단위 규제는 이런 문제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방 단일 규칙이 만들어질 경우 기준이 느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발언을 소비자 단체와 일부 주 정부에서 경계하는 이유다. 이들은 “속도를 이유로 안전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AI를 경쟁과 관련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그는 AI 규제를 중국과의 기술 경쟁 구도 속에서 해석한다. 규제가 복잡하면 기업이 느려지고 느려진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린다는 논리다. 이 관점에서는 규제의 목적이 위험 관리보다 속도 관리에 가깝다. AI를 빨리 키워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발언은 향후 미국 AI 정책 논쟁의 방향을 예고한다. 하나는 연방 중심 통합 규칙을 향한 압력이고 다른 하나는 주 정부와 소비자 보호 진영의 반발이다. 아직 실제 법이나 행정명령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 AI 규제를 둘러싼 프레임이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앞으로 우리가 쓰게 될 검색 서비스, 자동 상담, 금융 판단, 채용 시스템이 어떤 기준으로 움직일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갓난아이” 발언은 결국 AI를 얼마나 빨리 키울 것인가, 그리고 그 속도를 누가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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