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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오픈AI에 동시 투자, AWS CEO가 들려주는 "경쟁자와 손잡는 방법"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4.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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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AI 업계 최대 라이벌인 오픈AI와 앤트로픽 양쪽에 수십조 원을 동시에 투자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매트 가먼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컨퍼런스 '휴먼X'에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받았고 "우리는 파트너와 경쟁하는 데 이미 익숙하다"고 일축했다.

 

아마존은 지난 2월 27일 오픈AI와 멀티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최대 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초기에 150억 달러를 먼저 집행하고 나머지 350억 달러는 일정 조건이 충족될 때 추가 지급하는 구조다. 

 

같은 날 발표된 협약에 따라 AWS는 오픈AI 기업용 플랫폼인 '프런티어'의 제3자 클라우드 독점 공급사 지위도 확보했다. 프런티어는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구축·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와 함께 오픈AI는 아마존의 자체 AI 반도체인 트레이니움 용량 2기가와트어치를 AWS에서 소비하기로 했으며, 기존에 체결된 380억 달러 규모의 AWS 이용 계약도 향후 8년간 1000억 달러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딜은 소프트뱅크·엔비디아가 각각 300억 달러씩 참여한 총 1100억 달러 규모 오픈AI 펀딩 라운드의 일부다.

 

그런데 아마존은 오픈AI의 최대 경쟁사인 앤트로픽에도 이미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를 투자한 상태다. 2023년 9월 첫 투자(12억 5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4년 11월 추가 40억 달러를 집행하면서 AWS를 앤트로픽의 '1차 클라우드·학습 파트너'로 지정했다. 

 

앤트로픽은 AWS 위에서 자사 모델 클로드를 훈련·배포하고 아마존의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을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마존이 앤트로픽 전용으로 인디애나에 110억 달러짜리 데이터센터 단지 '프로젝트 레이니어'를 개소했다.

 

가먼 CEO는 이 구도에 대해 "기술은 상호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파트너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걸 AWS 초창기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AWS가 설립 초기부터 파트너사와 협력하면서도 자체 서비스로 경쟁하는 방식을 택했고, 심지어 최대 경쟁사인 오라클도 AWS 위에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에게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입장에서 오픈AI 투자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 모델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클라우드에서 독점에 가깝게 제공되고 있었고 AWS 입장에서는 최대 경쟁사만 오픈AI를 보유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었다. 

 

가먼도 "두 모델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에서 제공되고 있었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해충돌 지형은 아마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앤트로픽이 올해 2월 12일 마감한 300억 달러 시리즈 G 펀딩 라운드에도 오픈AI 투자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 라운드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코어튜가 공동 주도했으며 D.E. 쇼, 드래고니어,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 아이코닉, MGX 등이 공동 참여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도 일부 지분을 확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최대 클라우드 파트너이자 약 27% 지분 보유사다. 

 

엔비디아 역시 오픈AI에 수백억 달러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이번 펀딩으로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3800억 달러로 뛰었으며 회사 설립 3년 만에 연환산 매출이 14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앤트로픽에 최대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앤트로픽으로부터 300억 달러어치의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매받기로 합의했다. 같은 날 엔비디아도 최대 1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하며 앤트로픽 모델을 자사 차세대 칩에 최적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앤트로픽 클로드 모델은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세 곳 모두에서 제공되는 유일한 프런티어 모델이 됐다.

 

이러한 구도에서 클라우드 빅테크들이 주목하는 기술이 'AI 모델 라우팅'이다. 하나의 작업을 여러 AI 모델에 자동으로 분배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계획 수립엔 A 모델, 복잡한 추론엔 B 모델, 코드 자동완성 같은 단순 작업엔 저렴한 C 모델을 쓰는 식이다. 

 

가먼은 "세상은 결국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이 라우팅 서비스 안에 자사 자체 개발 모델을 슬며시 끼워 넣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AI 투자 경쟁은 본질적으로는 클라우드 플랫폼 지배력 확보 전쟁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썸네일 사진 출처: 아마존 AWS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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