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옛 페이스북)가 AI 연산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를 콘크리트 건물이 아닌 거대한 '텐트' 안에 짓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컴퓨터 서버를 모아 데이터를 저장하고 AI를 작동시키는 시설이다. 보통 짓는 데 수년이 걸리는데 메타는 그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천막을 택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현황을 추적하는 업체 클린뷰의 창업자 마이클 토머스는 메타가 오하이오주 뉴올버니 외곽에 여섯 개의 텐트를 세웠다고 밝혔다. 메타는 이를 '신속 배치 구조물'이라고 부른다. 알루미늄 골조에 방수·방풍 천을 씌운 길쭉한 직사각형 건물로 일반 창고보다 훨씬 빠르게 올릴 수 있다.
토머스가 검토한 시 당국의 건축 허가 문서를 보면 메타는 4월부터 6월 사이에 약 12만5000제곱피트 규모의 텐트 다섯 동을 짓기 시작했고 그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이미 다섯 동이 모두 완성된 모습이 담겼다. 같은 부지에 기존 방식으로 지은 건물 다섯 동은 완공까지 2~3년이 걸렸다.
천막을 활용하는 방식은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수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날씨에 견디는 텐트 안에 넣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기가와트는 발전소 규모의 전력 단위로 1기가와트는 약 87만 가구가 1년간 쓰는 전기에 해당한다.
이 방식은 두 기업의 전례를 빌려왔다. 하나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전기차 모델3 생산을 서두를 때 주차장에 텐트를 세워 조립 라인을 늘렸다. 다른 하나는 일론 머스크가 세운 AI 기업 xAI다. xAI는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대신 부지 옆에 가스 발전기를 세워 곧바로 전기를 끌어 쓰는 방식을 퍼뜨렸다.
메타도 같은 전략을 쓴다. 뉴올버니 텐트 옆에는 약 200메가와트 규모의 이동식 가스 터빈 발전 설비가 있다. 발전 회사 윌리엄스의 자회사가 짓는 '소크라테스' 발전소로 200메가와트짜리 두 곳을 합쳐 400메가와트 규모다.
이 발전소는 전력망에 연결하지 않고 데이터센터 한 곳에만 전기를 공급하는 '비하인드 더 미터'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정식으로 연결되려면 보통 수년이 걸리는데 이를 건너뛰기 위한 선택이다. 오하이오주 전력입지위원회는 지난해 6월 이 발전소 건설을 승인했고 올해 안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텐트 안에는 막대한 가치의 장비가 들어간다. 토머스에 따르면 AI 연산에 쓰이는 칩 한 개 값이 약 6만 달러로 메타는 수만 개를 텐트에 채울 계획이다. 전체 규모로는 수십억 달러어치 칩이 천막 아래에서 돌아가게 된다.
뉴올버니 데이터센터의 이름은 '프로메테우스'로 메타는 이 시설을 1기가와트 이상 전력을 쓰는 세계 첫 슈퍼클러스터로 만들 계획이다. 슈퍼클러스터는 여러 데이터센터를 묶어 하나의 거대한 연산 장치처럼 쓰는 구조를 뜻한다.
메타가 텐트까지 동원해 속도를 끌어올리는 사이 정작 AI 모델은 외부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타의 최신 모델 '뮤즈 스파크'가 완성됐지만 외부 개발자가 이 모델을 가져다 쓰는 통로인 API 공개가 여러 차례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API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연결해 주는 규약으로 이것이 열려야 다른 회사들이 메타의 AI를 자사 서비스에 붙여 쓸 수 있다.
4월에 모델을 공개한 메타는 API를 곧 열겠다고 했지만 버그와 추가 설비 문제로 4월에서 5월, 다시 6월로 연기됐고 한때 출시 일정조차 정하지 못했다. 메타는 일부 초기 협력사와 시험 중이며 이달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는 데이터센터 등 설비 투자에 올해 최대 1450억 달러를 쓰겠다고 예고했다. 시장은 이 규모를 부담스럽게 받아들였고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5% 하락했다. 칩을 텐트에 넣는 방식은 이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Michael Thomas,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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