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2일 사내 타운홀 회의에서 AI 에이전트 개발이 기대만큼 빠르게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인정했다. 로이터가 회의 녹음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이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일정 관리나 자료 검색 같은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뜻한다.
저커버그는 최근 넉 달 동안 에이전트 개발의 진척 속도가 예상만큼 붙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단행한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이 원했던 만큼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했으며 새 조직 구조에 걸었던 기대도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는 AI 투자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메타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약 10%를 감원했고 약 7000명을 AI 관련 부서로 재배치했다. 두 조치를 합치면 전체 인력의 약 20%가 영향을 받았다.
저커버그는 조직 개편을 설계하던 1~2월 당시 회사 핵심 인력들이 메타의 변화 속도가 너무 느려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고 이런 우려가 개편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5월 직원들에게 올해 추가 감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직원은 이를 미덥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같은 타운홀에서 최고기술책임자 앤드루 보즈워스는 사내 논란이 됐던 직원 감시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 컴퓨터의 마우스 움직임과 클릭 등 디지털 활동을 추적해 AI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메타는 지난달 민감한 직원 정보가 사내에서 광범위하게 열람 가능한 상태로 노출된 사실이 드러나자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노출된 자료에는 내부 지시문과 개인 대화, 인사 평가 정보 등이 포함됐다.
보즈워스는 조사 결과 이번 유출 사고와 관련된 직원 데이터가 AI 학습에 쓰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경우 직원이 직접 참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4월 미국 내 직원 컴퓨터에 처음 설치될 당시 참여를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
저커버그의 발언은 메타가 막대한 AI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에 1250억달러에서 145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종전 계획보다 상향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가 여유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지난 1일 메타가 자체 AI 개발에 쓰고 남는 컴퓨팅 파워를 외부 고객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는 '메타 컴퓨트'로 불린다.
클라우드 사업은 서버 같은 연산 자원을 직접 빌려주는 방식과 메타가 보유한 AI 모델을 외부 개발자가 유료로 이용하게 하는 방식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이미 장악한 시장에 메타가 뛰어드는 셈이다. 이 소식에 메타 주가는 약 10% 올랐다.
여유 연산 자원을 임대하는 흐름은 다른 기업에서도 나타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올해 초 AI 기업 xAI와 합병했다. 스페이스X는 자사 AI 모델 '그록' 훈련을 위해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지었으나 상당수 연산 자원이 활용되지 않은 채 남았다.
이에 스페이스X는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를 구글과 앤트로픽에 임대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이 데이터센터의 전체 연산 능력을 쓰는 대가로 2029년까지 월 12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고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월 9억20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한편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카프는 지난 1일 CNBC 인터뷰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선도 AI 기업들의 요금 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기업은 AI가 처리하는 데이터 양을 '토큰' 단위로 계산해 요금을 매긴다. 토큰은 AI가 다루는 문장이나 데이터를 잘게 나눈 최소 단위다.
카프는 이런 방식이 기업들로 하여금 실질적 성과보다 토큰 사용량 자체를 늘리도록 부추긴다며 '토큰맥싱'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팔란티어는 인터뷰에 앞서 지난달 29일 엔비디아와 함께 정부 기관이 외부망과 분리된 환경에서 자체 데이터로 AI를 운용하고 모델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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