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공개했다. 금융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코스닥 시장 전반을 손보겠다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부가 코스닥을 콕 집어 언급한 배경부터 살펴보면 이렇다.
코스닥은 원래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가 그 성장을 함께 나누는 시장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의 코스닥은 이런 역할과 거리가 멀어졌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고 짧은 기간에 오르내리는 종목이 늘면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적이나 사업 내용보다 테마와 소문이 주가를 움직이는 경우도 잦아졌다. 그 결과 코스닥 전체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번 정책의 핵심 목표는 코스닥의 신뢰를 다시 쌓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장 운영 방식부터 손보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안에 있는 코스닥본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코스닥 특성에 맞는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방향이다. 대기업 중심 시장인 코스피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성장 기업이 많은 코스닥에 맞는 운영 방식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정책 설명에서 자주 등장한 표현이 다산다사다. 이 말은 상장은 활발하게 하되 퇴출도 빠르게 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퇴출은 상장폐지를 의미한다. 상장폐지는 투자자에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정부가 강조한 방향은 다르다. 부실한 기업이 시장에 오래 남아 전체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업 수를 늘리는 것보다 남아 있는 기업의 평균적인 질을 높이겠다는 접근이다.
기관투자자와 연기금의 참여 확대도 중요한 축이다. 현재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매우 높다.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과 연기금이 적다는 점은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도록 평가 기준과 제도적 장치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당장 연기금 자금이 대거 유입된다는 뜻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코스닥이 투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시장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가깝다.
자금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당근도 함께 제시됐다.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가 대표적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일정 비율 이상을 코스닥이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코스닥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다.
세제 혜택이 늘어나면 이런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코스닥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늘어날 수 있다.
기업공개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최근 몇 년간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투자자 불만이 커졌다. 정부는 공모가 산정 과정의 객관성을 높이고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장만 시켜놓고 이후 주가 흐름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 관행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정책 발표 이후 일부 중소형주와 테마주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고 정책 수혜 기대감이 주가를 자극했다. 다만 이 시점에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그림은 기관 자금이 점진적으로 유입되고 시장의 질이 개선되는 구조다. 반면 단기적으로 나타난 움직임은 여전히 개인 자금이 먼저 반응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그 동안 비슷한 정책이 많이 등장했다 사라졌기 때문에 이번 정책 또한 하루 이틀의 주가로 평가하기 어렵다. 상장 기준과 퇴출 기준을 손보고 자금 흐름을 바꾸는 일은 당연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떤 기업이 살아남고 어떤 기업이 정리되는지 기관과 연기금의 참여가 실제로 늘어나는지를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코스닥을 다시 키우겠다는 정부의 선언이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시장 전체의 변화를 이끌게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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