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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호황의 두 얼굴…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로 다른 실적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1.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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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29일 2025년 4분기 실적을 나란히 공개했다. 두 회사가 같은 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삼성전자는 앞서 1월 8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윤곽을 먼저 드러낸 뒤 이날 사업부별 세부 내용을 확정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인 1월 28일 연간 실적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4분기 수치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 매출은 9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수치다. 1년 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08%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AI 서버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서버용 DDR5 D램과 기업용 SSD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도 함께 높아졌다.

 

반도체 외 사업은 사정이 달랐다. 스마트폰·가전·네트워크를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매출은 44조3000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에 그쳤다. 갤럭시 S25 시리즈의 신모델 효과가 사라지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줄었고 생활가전은 계절적 비수기에 미국 관세 부담까지 겹쳐 실적이 내려갔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매출 9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DS 부문엔 이익이 되지만 스마트폰·가전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 원가도 동시에 올라가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연구개발비는 37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은 32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9조원대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97조1000억원, 영업이익 47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101% 증가한 수치다. 

 

실적의 중심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있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든 메모리로 엔비디아 같은 회사의 AI 가속기 칩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가 일반 D램보다 수배 이상 빠른 대신 만들기가 까다로워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에서 2025년 4분기 기준 약 57%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HBM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됐고, AI 서버용 일반 D램 수요까지 늘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도 함께 올랐다. 낸드플래시 출하량 역시 늘어 매출 기여도가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기존 분기 배당금 외에 주당 1500원의 추가 배당을 결의했고 임직원 보상 물량을 제외한 자기주식 1500만 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전체 배당 규모는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 실적의 배경에는 공통된 산업 환경이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 반면 공급 증가 속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메모리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은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메모리 수요 강세를 뒷받침했고, 4분기에는 HBM뿐 아니라 서버용 일반 메모리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부문에서 AI 시장의 우호적인 업황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HBM 관련 입장에서는 두 회사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SK하이닉스가 점유율 우위와 공급 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반면 삼성전자는 HBM 매출이 늘었다면서도 새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비용 부담과 수율 안정화 작업을 함께 언급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는 2나노 1세대 신제품 양산이 본격화됐지만 비용 처리 문제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에도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밝히면서도 HBM4 공급과 AI 반도체 수요 대응을 통해 실적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썸네일 사진 출처: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회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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