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가 26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살아난 영향이다. 여기에 영국이 새 예산을 발표하면서 국채 금리와 은행주가 크게 요동쳤고 미국이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소식까지 더해지며 시장 전반이 활기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Stoxx 600)은 이날 약 1.1% 상승했다. 프랑스 CAC40, 독일 DAX, 영국 FTSE100 등 대부분 주요 지수도 소폭 올랐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12월 9~10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 이는 ‘연준이 돈을 덜 비싸게 만들 것’이라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강화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뉴욕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는 최근 “가까운 시점에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해 기대를 더 키웠다.
여기에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새로운 연준 의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히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 민감해졌다.
현재 유력 후보로 꼽히는 케빈 해싯 NEC 국장은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큰 인물’로 평가된다. 중앙은행 의장이 바뀌면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채권과 주식 시장 모두 이를 직접적인 변수로 받아들인다.
유럽 투자자들의 시선은 영국 재무부가 발표한 올해 가을 예산(Autumn Budget)에도 쏠렸다.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는 재정건전성 규칙을 지키기 위해 여러 세목에서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해 왔다. 예산 발표 직전 영국의 경제·재정 전망 자료가 재정감시기관(OBR) 실수로 조기 공개되면서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락을 반복했고 시장은 긴장된 움직임을 이어갔다.
10년물 길트(영국 국채)는 발표 직후 하락했다가 오르는 등 종일 널뛰기를 보였다. 이는 국채 금리가 ‘국가의 예상 재정상태를 반영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정부 지출이 늘거나 세수가 줄 것으로 보이면 금리가 흔들리고, 반대로 긴축 메시지가 강하면 금리가 내려간다.
은행주들은 이날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 영국 내에서는 은행에 추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 발표에서는 빠지면서 Barclays는 3% 상승했고 NatWest와 Lloyds도 2~3%대 상승으로 마감했다.
반면 고가 주택에 대한 신규 지방세 부과 방안이 포함되면서 부동산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정부가 은행을 건드리지 않고 부동산 자산가에게 부담을 돌렸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영국 파운드화도 이날 달러 대비 0.5% 올라 1.32달러 선을 회복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달러 가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파운드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지정학 이슈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고 미국 특사가 곧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을 만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수정한 평화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협상 진전은 전쟁 확전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글로벌 위험자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은 이날 1.9% 상승했다. 방산주는 단기적 평화 신호가 있어도 중기적으로는 재무장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기업 뉴스도 주가 변동을 키웠다.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메디케어가 비만·당뇨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의 2027년 약가를 월 274달러로 확정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4.7% 급등했다. 이는 현재 공식 가격 대비 70% 넘게 할인된 수치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충격이 적다”고 받아들였다.
급격한 할인은 회사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이미 수개월 전부터 미국 정부와 약가 협상이 진행됐고 높은 할인율이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는 점이 오름세로 이어진 배경이다.
이날 유럽 시장의 전체 흐름은 “금리 인하 기대 → 위험자산 선호 회복 → 금융·기술·소비 중심의 지수 상승”이라는 형태로 정리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방향은 연준의 12월 결정과 영국 예산의 실제 재정 효과, 그리고 미국이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협상 진전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프랑스 국채금리 24년 만에 5% 뚫었다…독일과 격차 15년 만에 최대
-
"나쁜 배를 좋은 배로"…미국, 제재 유조선 매각 허용해 운임 잡는다
-
일본 경제사령탑 "디플레 시대 끝났다"…투자자에 '일본 다시 보라' 주문
-
트럼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바꿔야"…푸틴과 경유 거래 하루 만에 젤렌스키 정조준
-
트럼프 "이란과 합의 별로 안 내켜"…미 국방부는 '대규모 폭격' 준비 끝내라 지시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
미국,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새 관세 카드 일단 보류하나
-
금값 오르는데도 쓸어담네…중국, 22개월째 금 매집 '역대 최장'
-
베네수엘라, OPEC 창립 66년 만에 탈퇴 검토…미국과 손잡고 석유 판다
-
ECB 7월 회의록 공개…"추가 인상 필요"에 무게 실린 매파의 목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