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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오르는데도 쓸어담네…중국, 22개월째 금 매집 '역대 최장'

  • 고건 기자
  • 입력 2026.09.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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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8월 한 달 동안 금 약 20.2t을 사들이며 22개월 연속 매입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근 3년 만의 최대 월간 매입 규모다. 중국 외환관리 당국인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9월 7일 발표한 공식 통계에 담긴 내용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7월 말 7608만 온스에서 8월 말 7673만 온스로 늘었다. 한 달 새 65만 온스, 무게로 환산하면 약 20.2t이 늘어난 것이다. 온스는 금 거래에 쓰이는 국제 단위로 1온스는 약 31.1g이다. 이로써 중국의 금 보유량은 약 2386.57t에 이르렀다.

 

주목할 대목은 매입 규모보다는 그 속도에 있다. 중국은 22개월 연속으로 금을 사들였는데 이는 인민은행 역사상 가장 긴 연속 매입 기록이다. 특히 올해 들어 매달 사들이는 양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2월에는 3만 온스에 그쳤으나 3월 16만 온스, 6월 48만 온스, 7월 64만 온스로 늘더니 8월에는 65만 온스까지 치솟았다. 8월 매입량은 2월의 21배가 넘는다. 3월부터 5개월 사이 월간 매입 규모가 네 배 넘게 뛴 셈이다. 만약 중국이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연간 200t을 웃도는 금을 사들이게 된다.

 

금 보유량의 평가액도 크게 뛰었다. 7월 말 3063억5000만 달러였던 중국의 금 보유 가치는 8월 말 3500억8000만 달러로 늘었다. 한 달 만에 약 437억 달러가 불어난 것이다. 

 

다만 이 증가분의 대부분은 새로 사들인 금 때문이 아니라 8월 들어 금값 자체가 크게 오른 데서 비롯됐다. 물리적으로 늘어난 금은 약 20t으로 값이 어떻든 그 양은 변하지 않는다.

 

금값 상승은 중국의 외환보유고 전체 규모도 끌어올렸다. SAFE에 따르면 8월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4383억 달러로 7월 말보다 195억 달러, 0.57%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다. 외환보유고는 한 나라가 대외 지급이나 위기 대응을 위해 쌓아두는 외화 자산을 말한다. 

 

이 가운데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독일 분데스방크 같은 서방 주요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의 60~70% 이상을 금으로 채워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중국이 이처럼 금을 쌓는 배경에는 외환보유 자산을 다양하게 분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동안 중국은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 같은 달러 표시 자산으로 채워왔다. 그런데 달러 자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제재 위험에 노출된다. 

 

이 우려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서방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준비금 약 3000억 달러를 동결하면서 현실이 됐다. 이후 여러 나라의 외환 당국이 달러 자산 비중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금을 사들이는 나라는 중국만이 아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폴란드가 각국 중앙은행 가운데 매입을 주도하고 있다. 폴란드는 올해 90t을 사들여 보유량 640t을 기록했다. 

 

목표치 700t에 근접한 수준으로 전체 준비금의 약 28%를 금으로 채웠다. 중국의 최근 매입은 이 나라를 세계 6위 금 보유국으로 끌어올렸다. WGC는 인민은행이 5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 규모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올해 초부터 강한 흐름을 보였다. 1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은 244t의 금을 순매입했다. 러시아 준비금 동결 이후 이어진 이 흐름은 확실한 분위기 전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22개월 동안 금값 상승 국면에서도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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