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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합의 별로 안 내켜"…미 국방부는 '대규모 폭격' 준비 끝내라 지시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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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에 미온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같은 시기 미 국방부는 중부사령부에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전투 재개 준비를 마무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7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이란과의 합의는 자신이 그다지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란은 전쟁을 멈추기 위해 무엇이든 내놓을 의향이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날 유세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을 지원하는 자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맡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같은 날 미 관리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며칠 전 중부사령부(CENTCOM)에 이란에 대한 주요 전투 작전 재개 준비를 끝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부사령부는 중동 지역 미군 작전을 총괄하는 사령부다. 지시에는 공격 날짜가 담기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작전이 재개되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에너지·기반시설·핵 관련 표적을 대규모로 폭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와 그 일주일 전 치러지는 이스라엘 총선 이전에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선거 전 실행 가능성은 높지 않고 선거 뒤에 크게 높아진다고 전했다.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수 시간 동안 열린 국가안보 참모 회의에서도 전투 재개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 회의를 장기 외교정책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은 백악관이 국방부에 중간선거 전에 실행할 수 있는 공격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행정부 관리 2명은 휘발유 가격을 낮추고 전쟁 성과를 보여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방안을 지지하는 쪽에서도 제한적 공습만으로는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좁은 바닷길로 세계 원유 교역량의 20% 이상이 지나간다.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돼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이 6월 중재한 잠정 합의는 얼마 못 가 무너졌다. 이후 양측은 카타르를 통해 간접 협상을 벌여왔다. 

 

이란은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동결 자금 해제·제재 해제·미국의 해상 봉쇄 종료를 조건으로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안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미국은 핵 문제 양보를 요구하는 역제안을 보냈고 이란은 아직 답하지 않았다.


핵심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이다. 우라늄 농축은 천연 우라늄 속에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우라늄235의 비율을 끌어올리는 공정이다. 원자력 발전에는 3~5% 수준이면 충분하지만 핵무기에는 90% 안팎이 필요하다. 

 

밴스 부통령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이 농축 능력을 의미 있게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60% 농축 연료를 가질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그는 앞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실제 감축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중동 전문매체 알모니터는 이 발언이 농축 전면 금지라는 기존 요구에서 물러선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이란의 농축 활동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이스파한·포르도·나탄즈 핵시설을 공습한 뒤 멈췄다. 이란은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현장 접근을 막고 있어 전쟁 전 약 440kg으로 추정되던 고농축 우라늄 재고의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도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미국 제안에 대한 답변을 중재국을 통해 전달하겠다며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로의 좌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 육군 대변인은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선제 작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잃었고 경제가 추락하고 있으며 핵 합의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곧바로 반응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8일 배럴당 104달러 안팎까지 올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중동산 원유 수출이 전쟁 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주요 7개국(G7)이 비축유 방출에 합의하면서 6일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반등했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 급등 여파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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