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유럽연합 통계기구 유로스탯은 4월 1일 발표한 속보치에서 3월 기준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보다 낮은 수준이며 최근 수개월 중 가장 완만한 상승률이다.
에너지 가격 안정과 일부 식료품 가격 둔화가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 항목을 보면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 또는 보합 수준을 보였고 식품과 비에너지 공산품 상승률도 완만해졌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임금 상승과 내수 회복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유로존 물가 구조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 항목의 흐름은 통화정책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유로존의 물가 목표는 2%다. 현재 수치는 목표에 근접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안정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ECB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서비스 물가 상승이 여전히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ECB는 물가와 성장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한다. 최근 유로존 경제는 제조업 부진과 소비 둔화가 겹치며 성장세가 약해졌다.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주요국의 산업 생산이 위축된 상황이다.
물가가 안정되더라도 성장 둔화가 심화될 경우 정책 선택은 더 복잡해진다. 금리를 내리면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지만 너무 이른 완화는 물가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유로화는 발표 직후 소폭 약세를 보였고,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유럽 증시는 업종별로 엇갈렸다. 경기 민감 업종은 약세를 보였고 방어적 성격의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다.
국가별 물가 흐름은 차이가 있다. 남유럽 일부 국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북유럽 일부 국가는 안정세가 뚜렷했다. 통화정책은 유로존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일 국가의 상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ECB는 통화정책 결정 시 유로존 전체 평균과 중기 전망을 동시에 고려한다.
시장에서는 ECB가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구체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크게 인상된 상태다. 물가가 2% 부근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긴축 강도를 유지할지 점진적 완화를 시작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유로존 물가 둔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유럽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조정되면 자금 흐름이 변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 입장에서도 유럽 수요 회복 여부는 중요한 변수다. 물가 안정은 소비 회복의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번 3월 CPI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통제 구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서비스 물가와 외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프랑스 국채금리 24년 만에 5% 뚫었다…독일과 격차 15년 만에 최대
-
"나쁜 배를 좋은 배로"…미국, 제재 유조선 매각 허용해 운임 잡는다
-
일본 경제사령탑 "디플레 시대 끝났다"…투자자에 '일본 다시 보라' 주문
-
트럼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바꿔야"…푸틴과 경유 거래 하루 만에 젤렌스키 정조준
-
트럼프 "이란과 합의 별로 안 내켜"…미 국방부는 '대규모 폭격' 준비 끝내라 지시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
미국,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새 관세 카드 일단 보류하나
-
금값 오르는데도 쓸어담네…중국, 22개월째 금 매집 '역대 최장'
-
베네수엘라, OPEC 창립 66년 만에 탈퇴 검토…미국과 손잡고 석유 판다
-
ECB 7월 회의록 공개…"추가 인상 필요"에 무게 실린 매파의 목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