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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르면 엔화 흔들린다…일본 변수에 촉각 곤두세운 금융시장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3.1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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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상승이 일본 경제를 압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통화인 엔화 약세와 엔 캐리 트레이드 구조가 흔들릴 경우 미국 국채 시장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트라이베스트 웰스 카운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틴 펠레티에는 최근 시장 분석에서 일본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대부분의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에너지 자급률은 약 10%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원유는 거의 전량을 수입하며 그중 약 90%를 중동 지역에서 들여온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가장 큰 공급국이며 쿠웨이트와 카타르도 주요 공급국이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세계 최대 수입국 가운데 하나로 호주와 카타르 미국에서 상당량을 들여온다. 석탄 역시 발전용 연료로 많이 수입하며 주요 공급국은 호주와 인도네시아다. 그래서 국제 유가나 가스 가격이 오르면 곧바로 수입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진다.


무역수지가 악화되면 외환시장에서는 통화 가치가 약해지기 쉽다. 실제로 일본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엔화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유가는 국제 거래에서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이 같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더욱 커진다. 그 결과 전기요금과 교통비, 물류비 같은 생활 전반의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


이 같은 상황은 일본 통화정책에도 부담을 준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오랜 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다.

 

낮은 금리는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정책이었지만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라는 투자 전략을 만들어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매우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린 뒤 금리가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문제는 엔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이나 정책 변화가 발생하면 그동안 낮은 금리를 기반으로 유지되던 엔 캐리 트레이드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이 차입한 엔화를 되갚기 위해 포지션을 정리하면 세계 금융시장 자금 흐름이 급격히 바뀔 가능성도 있다.


펠레티에는 특히 미국 국채 시장과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약 1조1800억~1조20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금융기관과 정부 기관이 보유한 채권 물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본 내부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 미 국채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엔화 약세가 심화되자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위해 미국 국채 일부를 매각했다. 당시 일본은 달러 자산을 팔아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동 전쟁 이후 환율 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자금 공급 역할을 고려할 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큰 금융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확률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일본 재무당국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최근 여러 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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