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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선언…중국엔 "이란에 무기 주면 50% 관세"

  • 고건 기자
  • 입력 2026.04.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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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결렬된 직후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같은 날 트럼프는 중국을 향해 이란에 군사 무기를 지원할 경우 즉시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직접 협상은 지난 11일부터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됐다.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 측 수석 협상 대표로 직접 파키스탄을 찾았고 쿠슈너 선임 고문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도 동석했다. 이란 측에서는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양측은 초반에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까지 끼워 3자 형식으로 회의를 진행했고 이후에는 각자 별도 공간에서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도중에 "진전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양측이 서면 합의안을 교환한 것도 확인됐다. 미국은 15개 항의 프레임워크를, 이란은 10개 항의 제안을 각각 테이블에 올렸다.

 

그러나 21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은 합의 없이 끝났다. 밴스 부통령은 회의 후 기자들 앞에서 이란이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미국 측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과 함께 핵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수단 일체를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 측은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안전 보장과 실질적인 대이란 제재 완화를 먼저 받아야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란 반공식 매체 타스님통신은 미국 측 요구가 "과도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는 양측이 휴전 유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상이 끝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렸다. 미 해군이 즉각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거나 해협을 빠져나오려는 모든 선박의 통행을 차단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또 이란에 통행료를 낸 국제 수역 내 선박을 찾아내 나포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초기 발표는 해협 자체를 완전 봉쇄한다는 내용이었으나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후 성명을 통해 범위를 조정했다. 봉쇄 대상은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에 한정되며 이란이 아닌 제3국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자유 항행은 막지 않는다고 밝혔다. 

 

봉쇄 시행 시점도 트럼프의 "즉각 시행" 발언과 달리 현지 시간 13일 오전 10시부터로 공식화됐다. 봉쇄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이란의 모든 항구에 적용되며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선박에 동등하게 집행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해협 통행을 사실상 봉쇄하고 상선 21척을 공격했으며 해협 일대에 해상 기뢰를 부설했다. 

 

이후 이란은 사전 허가를 받은 선박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통행을 허용해 왔다. 평상시 대비 통행량이 90% 이상 줄어들면서 전 세계에서 약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이 끊긴 상태다. 

 

지난 2월 28일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4월 20일경 목적지에 도달하면 이전에 비축된 원유가 공급망에서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금요일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불과 2척이었으며 유조선과 가스선은 한 척도 없었다.

 

미 해군은 협상 진행 중이던 지난 11일 이미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을 이란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시켰다. 군 당국은 이를 "국제 수역 항행 자유 확보를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미 군함의 해협 진입이 휴전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별도 보고서에서는 이란이 해협에 부설한 기뢰 일부의 위치를 자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해협을 완전히 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내용도 전해졌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지난 8일 발표한 관세 위협의 대상에 중국이 포함되는지 묻자 "그렇다, 중국도 해당된다"고 명확히 답했다. 이란에 군사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에 즉각 5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중국에도 직접 적용하겠다고 처음으로 공개 확인한 것이다.

 

이 발언은 지난 8일 이란과의 2주 휴전 합의 직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을 구체화한 것이다. 트럼프는 당시 "이란에 군사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는 미국에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즉각 50%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며 예외나 면제는 없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을 공급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도 중국이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CNN은 미 정보 당국을 인용해 중국이 이란에 방공 시스템, 특히 저고도 비행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는 MANPADS를 공급하려 준비 중이라고 앞서 보도했다. 해당 무기가 이란에 전달될 경우 이란 작전 지역에서 저고도로 비행하는 미군 항공기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 측은 최근 이란에 무기를 실어보냈다는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또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중국산 초음속 대함 순항 미사일 도입 협상에 근접했다고 보도했고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가 지난 3월 이란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반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50% 관세 부과의 법적 실행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가 기존 관세 부과에 활용했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상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안으로 1930년 관세법 338조,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이 거론되지만 이들 모두 공식 조사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까지 실제로 발효된 관세는 없다. 트럼프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은 오는 5월 14~15일로 예정되어 있다. 당초 3월 말~4월 초 개최 예정이었으나 이란 전쟁을 이유로 한 차례 연기됐다.


봉쇄 발표 직후 미국산 원유 기준인 WTI 선물 5월물은 8% 이상 올라 배럴당 104.8달러를 기록했고 국제 기준가인 브렌트유 6월물도 7.38% 상승해 배럴당 102.2달러에 거래됐다. 

 

유럽 가스 선물은 최대 18% 급등했고 난방유(항공유 대용 지수)는 10% 뛰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다시 넘은 것은 지난 8일 휴전 이후 처음이다.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 3월에는 유가가 배럴당 126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주식시장 선물도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 선물은 5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S&P500 선물은 1%, 나스닥100 선물은 1.3% 내렸다. 인도 뭄바이 증시(센섹스지수)도 개장 직후 14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썸네일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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