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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 향후 2년간 회복세 전망

  • 고건 기자
  • 입력 2025.09.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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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가 긴 침체를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5대 경제연구소는 25일 발표에서 유럽 최대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이 앞으로 2년 동안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을 0.2%로 예상하며 이는 지난 4월 제시했던 0.1%보다 소폭 상향된 수치라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1.3%로 유지했으며 2027년에는 1.4%까지 상승할 것으로 처음 제시했다.


연구소들은 독일 정부가 계획 중인 대규모 재정 지출이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인프라 투자와 국방비 확충은 향후 경제 성장을 위한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 행정부의 통상 정책과 글로벌 무역 갈등이 독일 수출 산업에 부담을 주고 있어 당장의 경기 회복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과 국방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집행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일부 재정이 신규 차입을 통해 충당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출 효과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망이 회복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일경제연구소(DIW 베를린)의 제럴딘 다니-크네들릭은 “경제가 앞으로 2년 동안 눈에 띄게 나아질 것”이라고 하면서도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회복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오랫동안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와 에너지 비용 부담, 디지털 전환 지연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전망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5월 취임 당시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지만 개혁 속도와 범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 친화적 규제 완화나 노동시장 개혁과 같은 핵심 조치들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약속했던 변화가 생각보다 더디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 지출 확대는 향후 몇 년간 경기 부양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노동시장 전망은 당분간 부정적이다. 연구소들은 내년 실업률이 올해 6.0%에서 6.3%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경제가 점차 살아나면서 2027년에는 5.6%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업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들은 임금 인상과 물가 안정 효과가 맞물리면서 소비 여력이 확대될 것이며, 이는 민간 소비와 서비스업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 회복은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물가에 대한 전망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연구소들은 예측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이 약 2.0%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와도 부합하는 수준으로, 급격한 물가 상승세가 억제되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나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 전망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제학자들은 독일이 이번 회복세를 장기적인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에너지 전환 정책의 안정적 추진, 인공지능과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 육성, 노동시장 유연화, 그리고 고령화에 대응한 사회보장 제도의 개편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단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현재의 지출 확대는 일시적인 경기 부양에 불과하며 독일 경제가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신중하다. 독일 증시는 당장 긍정적인 모멘텀을 얻기보다는 향후 재정 지출 효과가 실제로 언제 나타날지 지켜보려는 분위기다. 채권시장에서는 정부 차입 확대가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일 정부의 지출 확대는 경기 회복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 소비 회복과 인프라 투자가 민간 경제를 자극할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번 발표는 독일 경제가 바닥을 찍고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호와 동시에 이 회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정부 지출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집행 속도와 개혁 실행 여부가 향후 경제 흐름을 결정할 관건으로 꼽힌다. 독일 경제가 장기적인 성장 경로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향후 2~3년간의 정책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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