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초기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추수감사절 하루 온라인 매출이 64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5.3% 증가했고, 고가 제품 판매가 크게 뛰었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가 여전히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dobe, Salesforce, Mastercard 등 주요 소비 데이터 기관들의 분석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연말 소비 시즌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먼저 온라인 소비의 핵심 지표인 Adobe 집계를 보면, 올해 추수감사절 하루 동안 비디오 게임 콘솔 판매가 10월 평균보다 740% 증가했다. 냉장고·냉동고는 720%, 운동기구 640%, 세탁기·건조기 640%, 헤드폰과 스피커 630%, TV 580%, 홈 보안 제품 570%, 전동 공구 470%, 스마트워치 450%, 스마트홈 관련 제품 400%, 청소기 400% 등이었다.
일상 소비재가 아닌 고가 전자·가전이 일제히 급등한 셈이다. 올해는 생활용품보다 “그동안 미루던 비싼 제품”으로 소비가 쏠렸다는 점이 뚜렷하다.
이 같은 흐름은 Salesforce와 Mastercard SpendingPulse가 관측한 올해 연말 소비 전망과도 맞아떨어진다. Salesforce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가 미국에서만 온라인 매출 약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온라인 매출은 78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평균 판매 가격이 상승한 품목이 많아 소비 강도가 실제 ‘큰 지출’ 중심의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Mastercard SpendingPulse는 11월~12월 연말 쇼핑 시즌 미국 소매 매출이 3%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가 감소한 흔적보다 지출이 특정 품목에 몰리는 양상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사이버먼데이보다 더 큰 온라인 쇼핑데이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사이버먼데이가 온라인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는 날로 알려졌지만 Adobe 최신 전망은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증가율이 더 빠르고 총매출도 사이버먼데이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7억 달러, 사이버먼데이는 142억 달러가 예상되며 증가율은 각각 8.3%, 6.3%로 블랙프라이데이가 앞서는 흐름이다. 소비자들이 할인 시작 시점을 더 빠르게 받아들이고 구매를 미리 당기는 패턴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올해 소비 동향의 또 다른 특징은 가격 인하 폭이 작년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판매자들은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할인 폭을 넓히는 전략을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이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리테일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술로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는 ‘자율형 AI 쇼핑 에이전트’가 핵심 역할을 한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지 않아도 AI가 취향을 파악해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올해 Adobe는 쇼핑 관련 AI 도구 사용량이 전년 대비 700%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Target, Walmart, Amazon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AI 챗봇을 통해 선물 추천, 맞춤형 번들 제안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할인 폭은 커졌지만 AI를 통한 구매 전환율 상승으로 매출 구조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 셈이다.
한편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제품군을 살펴보면 소비 흐름이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장난감 부문에서는 Fisher-Price의 리틀피플 시리즈, 레고, 미니 브랜드 캡슐, 핫휠 세트, 스퀴시멜로 인형, 파우파트롤 완구, 미스레이첼 학습 장난감, 플레이도 세트, 포켓몬 카드,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 등이 강세를 보였다.
게임콘솔은 닌텐도 스위치2, Xbox Series X, PS5, 플레이스테이션 포털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게임 타이틀도 동키콩 바난자, 엘든링 나이트레인, 매든 NFL 26, NBA2K26, MLB 더 쇼 25 등이 좋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번 소비 폭증은 미국 경제 전반에서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 들어 물가 부담이 일부 완화됐고 임금 상승률이 꾸준히 유지되면서 소비자의 구매력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비싼 제품 중심의 소비 증가는 가계가 대규모 지출을 다시 감행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시점과 맞물려 소비 심리 회복이 확인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비가 전반적으로 고르게 살아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저소득층 소비는 온라인 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지출 품목이 제한적이고, 고소득층은 고가 제품 소비를 늘리며 ‘양극화 소비’ 패턴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리테일러들은 AI를 활용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있지만 중소 리테일 업체는 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해 할인 경쟁에 불리하다는 분석도 더해진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이 미국 소매업체들에게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할인을 강화한 전략이 큰 구매로 이어지고 AI 기술이 매출 효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이 어느 정도 이어질지는 아직 남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지만 소비 회복의 신호가 여러 지점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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