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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세 번 더 올린다"는 월가 베팅에 엘에리언 "과하다"…기술주 급락이 변수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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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이 미국 금융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많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왔지만 고금리 부담과 기술주 급락이 경기를 짓누르고 있어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일찍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엘에리언은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 '클로징벨'에 출연해 시장이 내년 중반까지 2.5회 내년 9월까지 3회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는 지나치다고 밝혔다. 2.5회는 0.25%포인트 인상 두 차례에 한 차례 더 올릴 확률 50%를 더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그는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인상 확률이 20% 미만 12월 회의 인상 확률이 90% 가까이로 형성된 것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12월 이후에도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했다. 

 

시장이 연준의 메시지를 해석할 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신호로 받아들이는 행동 편향이 있다는 점도 짚었다.


연준 기준금리는 현재 연 3.75~4.00%다. 연준은 지난 9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엘에리언은 최근 예상치를 웃돈 인플레이션 지표를 연준이 무시할 수 없어 12월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인정했다.


1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8월(3.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전월 대비로는 0.6%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지수가 한 달 새 9% 뛰며 월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영향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6% 올라 시장 예상치 2.5%를 넘었다. 근원 CPI는 일시적 가격 충격을 걷어낸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15일 나온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전년 대비 6.3% 올라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PPI는 기업이 생산 단계에서 받는 가격을 측정해 향후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쓰인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는 0.8% 늘어 예상치 0.3%를 웃돌았지만 주유소 매출을 제외하면 증가율이 0.2%에 그쳤다.


금리 인상 확률은 한 주 내내 크게 출렁였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금리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연준의 결정 확률을 계산하는 도구다. 여기서 10월 인상 확률은 CPI 발표 전 22%에서 발표 직후 50%를 넘었다. 

 

이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로이터 인터뷰에서 추가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더 크지만 제한된 정보로 서둘러 결정할 이유는 없다고 밝히자 40% 안팎으로 내려왔다.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회의 결과를 미리 판단하지 않겠다며 10월과 12월 결정에 대해 신호를 주지 않자 확률은 30% 안팎에서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워시 의장은 AI가 경제의 공급 측면보다 수요 측면에 먼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17일부터 회의 전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엘에리언이 우려하는 대목은 금리에 민감한 업종의 약세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085%로 마감했다. 14일 장중에는 5.329%까지 올랐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를 기준으로 삼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도 함께 오른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연 7.50%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한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2.7% 줄었다. 엘에리언은 높은 국채 금리와 벌어진 신용 스프레드 그리고 고유가가 겹치면 연준이 시장이 예상하는 공격적 인상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신용 스프레드는 회사채 금리와 국채 금리의 차이로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나타낸다.


기술주 급락도 변수로 꼽았다. 엘에리언은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지면 다른 영역에 경제적·기술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팔고 다른 업종으로 갈아타는 '로테이션' 전략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기술주가 그동안 국내외 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핵심 통로였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1.1% 내린 7661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2.1% 급락한 2만6140을 기록하며 5주 만에 주간 하락으로 돌아섰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 하락했다. S&P500 기술 업종 75개 종목 가운데 7개를 뺀 전 종목이 하락했다. 마이크론(-5.6%) AMD(-6%) 브로드컴(-4.5%) 인텔(-5.8%) 등 반도체주 낙폭이 컸다. 3대 지수 모두 6월 하순 이후 가장 나쁜 한 주를 보냈다.


매도세의 진원지는 AI 인프라 기업의 부채 문제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회사채 금리는 15%를 넘나들었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00bp(1bp=0.01%포인트)를 돌파했다. CDS는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으로 그 가격이 높을수록 시장이 보는 부도 위험이 크다. 

 

이 수준은 향후 5년 내 부도 가능성을 약 63%로 본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부채는 약 500억달러에 이른다. 오라클의 CDS 프리미엄도 288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브로커리지 부문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8일부터 14일까지 5거래일 연속 글로벌 AI 종목을 순매도해 2025년 초 이후 쌓아온 순매수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보유 주식을 파는 매도가 공매도보다 3.5배 많아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보다 보유 물량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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