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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24년 만에 최고인데…채권펀드엔 '역대급' 뭉칫돈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0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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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가 20여 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는 가운데 채권펀드로 기록적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높아진 이자 수익을 장기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도 매수에 나선 결과다.


5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글로벌 펀드 자금 흐름 조사업체 EPFR 자료를 인용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지방채 펀드에 42억달러가 순유입됐다. 2004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다. 

 

지방채는 주정부나 시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와 도로 건설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자 소득에 연방 소득세가 붙지 않아 세금 부담이 큰 고소득층의 수요가 많다.


만기가 긴 국채와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74억달러가 들어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미 국채 펀드 전체로는 110억달러가 유입돼 올해 세 번째로 큰 주간 유입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채권펀드 유입액은 188억달러였다. 분기 말 포트폴리오 재조정 영향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에서는 118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장기 국채 수요가 특히 두드러졌다.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TLT)'에는 지난주 17억달러가 들어왔다. 2024년 6월 이후 네 번째로 큰 주간 유입액이다. 이 펀드에는 지난 8월 한 달간 56억달러가 몰려 월간 최대 유입 기록을 세웠다.


자금 유입은 가격 하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이고 만기가 길수록 하락 폭이 커진다. 금리 변화에 채권 가격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듀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 장기채일수록 이 수치가 크다. 

 

TLT는 지난 1일 장중 76.76달러까지 밀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뒤 77.71달러에 마감했다. 52주 최고가 92.19달러보다 약 15.7% 낮은 수준이다. 반면 운용사가 공시한 30일 기준 수익률은 1일 현재 5.54%까지 올랐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선임 ETF 애널리스트는 TLT 가격이 내려갈수록 돈이 더 들어오는 현상을 짚으며 과거 사례상 만기가 짧은 국채에서 기다리는 편이 유리했다고 평가했다.


금리는 연일 오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5.349%까지 올라 2002년 4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한때 5.703%로 2002년 5월 말 이후 가장 높았다.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3일 2025년 4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을 기록하며 급등세에 들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마이클 바 이사가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정책 조정을 시사한 데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유가가 뛰고 경제지표도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영향이다. 40조달러를 넘어선 미국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도 금리를 끌어올렸다.


지난 2일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는 금리를 일시적으로 끌어내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일자리는 2만9000개 늘어 시장 예상치 약 8만4000개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2%로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2%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시장은 12월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지방채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블룸버그 지방채 지수는 9월 한 달간 약 4.4% 하락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인 2008년 9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냈다. 지방채 금리는 최소 201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지난달 셋째 주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내셔널 지방채 ETF(MUB)'와 뱅가드의 '세금면제채권 인덱스 ETF(VTEB)'에는 각각 12억달러와 17억달러가 들어와 나란히 주간 최대 유입 기록을 세웠다. 

 

네이선 윌 뱅가드 지방채 신용리서치 책임자는 세금 면제 효과를 반영해 일반 과세 채권 기준으로 환산한 지방채 수익률을 다른 채권에서 찾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손실이 난 지방채를 팔아 주식 등 다른 자산에서 낸 차익과 상계해 세금을 줄이려는 수요도 있다. 

 

집계 기관에 따라 흐름이 엇갈리기도 한다. LSEG 리퍼에 따르면 같은 주 지방채 뮤추얼펀드에서는 6억79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마이클 하트넷 BofA 최고투자전략가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채권 비중을 늘리기 시작할 때라고 조언했다. 미 국채가 100년 만에 가장 부진한 장기 성과를 낸 만큼 비관론이 극단에 이른 지금이 진입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금리가 1~2%포인트 떨어지려면 경기침체나 신용 사건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현재 채권 수익률이 주식 기대수익률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회사채를 대거 발행한 빅테크의 장기채 수익률은 오라클 8.4% 메타 7.5% 구글 6.9% 수준이다.


유럽은 분위기가 다르다. BofA에 따르면 같은 주 유럽 소재 채권펀드에서는 26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가 4월 이후 최대 유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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