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하루 만에 '반반'으로 떨어졌다. 연준 내 서열 3위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다음 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윌리엄스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뉴욕주 버펄로대학교 강연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이미 금리를 올린 만큼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고 추가 정보를 모을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부의장을 맡고 매 회의 투표권을 가진다. 그의 발언이 연준 지도부의 생각을 가늠하는 잣대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10월 회의 인상 확률은 전날 71%에서 51%로 내려갔다. 연방기금금리는 미국 은행들이 서로 하룻밤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연준이 목표 범위를 정하는 기준금리다.
선물 시장은 이 금리의 미래 수준에 돈을 거는 곳이어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을 계산하는 데 쓰인다. 연말까지 두 차례 더 인상할 확률도 58%에서 43%로 낮아졌다.
윌리엄스 총재가 추가 인상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 그는 경제가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연말께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는 것이 물가를 목표치로 더 빨리 되돌리는 데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어디까지나 전망이고 판단은 들어오는 경제 지표 전체를 보고 내리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물가 상승률을 2%로 지속적으로 되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높은 물가가 굳어지거나 임금과 다른 상품 가격으로 번지는 2차 효과를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연준은 이달 16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조정했다. 2023년 이후 3년여 만의 첫 인상으로 위원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참석자 18명 중 16명이 연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점도표는 FOMC 참석자들이 각자 적정하다고 보는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나타낸 표다. 다음 FOMC는 10월 27~28일 열린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물가 상승률이 3.5% 안팎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내려가고 2028년 연준 장기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25%, 내년 실업률은 4%로 전망했다.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는 AI 관련 투자를 꼽았다.
관세에 따른 물가 압력은 새로운 관세 인상이 없다면 현재로서는 대부분 사그라들었다고 봤다. 중동 분쟁은 불확실성이 크지만 유가가 다시 두 배로 뛰는 상황이 아니라면 에너지발 물가 압력도 관세 효과처럼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다른 연준 인사들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목소리를 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디트로이트 경제클럽 연설에서 높은 에너지 가격과 AI 투자 급증으로 물가를 2%로 되돌리는 과정이 궤도를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물가가 제때 2%로 돌아가는 뚜렷한 흐름이 아직 보이지 않는 만큼 추가 정책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기본 시나리오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물가가 5년 반 동안 목표치를 웃돈 상황을 불장난에 빗대며 일시적이라던 요인이 실제로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만기별로 금리가 엇갈렸다. 정책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3bp(1bp=0.01%포인트)가량 내린 4.89% 수준으로 밀렸다. 반면 30년물 금리는 장중 5.61%를 넘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10년물도 5.2%대에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단기 금리는 내리고 장기 금리는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스티프닝'이 나타났다. 윌리엄스 총재는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투자자들의 물가 전망 변화를 뜻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금리 상승이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여건을 다소 조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30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다음 달 2일 나오는 9월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다.
(썸네일 사진 출처: 미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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