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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주담대 금리는 내려갔는데 집 사려는 사람은 줄었다...무슨 일?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2.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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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신청 건수는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12월 24일 공개된 미국 주택대출은행협회 Mortgage Bankers Association(MBA)의 주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주택대출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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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새로 사기 위한 대출 신청은 3% 넘게 줄었고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바꾸는 ‘리파이낸싱’ 신청은 5%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38%에서 6.31%로 내려갔는데 상식적으로 보면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신청이 늘어야 한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먼저 ‘주택대출 신청 지수’가 무엇인지부터 짚어야 한다. MBA는 매주 은행과 대출기관을 대상으로 실제 접수된 대출 신청서를 모아 지수로 발표한다. 

 

집을 사기 위한 신청만 따로 집계한 것이 ‘구매 지수’이고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신청을 모은 것이 ‘리파이낸스 지수’다. 이 수치는 “사람들이 대출 창구로 실제로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에 가깝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의 체온을 재는 온도계처럼 자주 인용된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이 온도계가 식어버렸다. 가장 큰 이유는 금리가 내려간 폭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6.38%에서 6.31%로 내려갔다는 것은 실제 월 상환액으로 계산하면 체감이 거의 안 된다. 집값이 수억 원인데 금리가 0.07%포인트 내려갔다고 해서 매달 내는 돈이 “이제 살 만하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보다는 리파이낸싱이 크게 줄어든 이유가 더 중요하다. 지금 미국에는 2020년과 2021년에 2~3%대 초저금리로 이미 대출을 확정해 둔 사람이 아주 많다.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현재 금리가 6% 초반까지 내려와도 굳이 다시 대출을 받을 이유가 없다. 기존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파이낸스 시장은 금리가 5% 아래로 확실히 내려오지 않는 한 쉽게 살아나지 않는다. 이번 주에 리파이 신청이 크게 줄어든 것은 미국 주택 시장이 여전히 차갑다는 신호에 가깝다.


집을 새로 사려는 사람들도 비슷하다. 주택 구매자는 금리 하나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집값과 금리, 그리고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 합계가 핵심이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금리가 6%대라는 사실 자체가 여전히 부담이다. 여기에 12월 중순이라는 시점도 영향을 줬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겹치는 시기에는 미국에서도 계약과 대출 신청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휴가와 연휴로 은행 업무가 느려지고 소비자도 큰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통계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부분도 있다. 일반적인 주택용 대출 금리는 내려갔지만 고가 주택에 쓰이는 ‘점보 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점보 대출은 대출 금액이 일정 기준을 넘는 경우 적용되는 상품인데 이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고가 주택 시장의 수요가 더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집값이 비싼 지역부터 먼저 식어가는 모습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지표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다. 이번 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이는 일부 차주들이 고정금리 부담을 피하기 위해, 초반 금리가 더 낮은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의 높은 고정금리는 감당이 안 되니 일단 싸 보이는 쪽으로 간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전년 대비 리파이 신청은 100% 이상 증가했지만 이는 작년 같은 시점이 워낙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기준이 너무 낮았던 탓에 조금만 늘어도 증가율이 크게 보이는 전형적인 기저효과다. 

 

지금의 리파이 시장이 활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통계는 “금리가 조금 내려갔다고 해서 주택 시장이 바로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대출을 갈아타려는 사람도 아직은 움직일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용은 서서히 둔화되고 물가는 쉽게 내려오지 않으며 금리는 높은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머물러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대출 신청이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이번 주 숫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상관없이 미국 주택 시장 자체는 여전히 관망 국면에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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