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마라라고 협정, 부채 위기 탈출을 위한 도박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03.30 11:30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미국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상호 관세 발효 시점이 다가오며 시장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미국 증시는 바닥권에서 횡보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혼란의 중심에는 연방준비제도와 트럼프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 그리고 미국의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트럼프는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으나 연준은 특유의 독립성을 방패 삼아 이를 완강히 거부해 왔다. 연준이 경제 지표상의 확실한 근거 없이는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트럼프는 이제 연준을 통하지 않고 스스로 금리를 끌어내리는 전례 없는 방식을 고안해 내기에 이르렀다. 

 

그가 금리 인하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히 주식 시장의 부양을 위해서가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불어난 미국 정부의 부채 이자 비용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현재 국채 이자로만 연간 수천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으며 향후 지출해야 할 이자 비용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예산을 아무리 깎아도 국채 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한 이자 비용이라는 거대한 구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국가 부채 관리를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절실하지만 연준이 움직이지 않자 시장이 결정하는 장기 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를 직접 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일반적으로 10년물 국채금리가 기준금리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하락하면 실물 경제와 자금 회전 구조상 연준도 결국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트럼프는 바로 이 지점을 노리고 시장 금리를 강제로 끌어내리기 위한 행동에 나섰으며 그 구체적인 실체가 바로 마라라고 협정이다.


마라라고 협정은 트럼프가 자신의 리조트에서 초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일종의 환율 전쟁 매뉴얼이자 글로벌 경제 질서를 미국의 의도대로 재편하려는 시도다. 

 

이 협정의 핵심 프로세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폭탄을 투하하여 각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낸 뒤 관세 감면을 대가로 미국 국채 매각을 강요하는 방식이다. 트럼프는 현재의 강달러 현상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수출을 저해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인위적으로 약화시키려 한다. 

 

그는 국채를 달러로 구매한다는 점에 착안해 국채 수요를 줄이면 자연스럽게 달러 가치도 떨어질 것이라는 단순하면서도 파괴적인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등장한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바로 100년 만기 무이자 국채로의 강제 전환이다.


이 구상에 따르면 외국 정부나 기관이 보유한 기존의 10년물 또는 30년물 국채를 이자가 전혀 없는 100년 만기 채권으로 바꾸고 기존 채권은 회수하여 소각해 버린다. 

 

대신 미국은 협조적인 국가에 안보 우산을 제공하거나 관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보상한다. 이러한 조치가 성공한다면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공급이 급감하며 국채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떨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시에 국채 매입에 활용되던 달러가 시장에 풀리며 달러 가치 하락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 국채가 안전 자산이라는 시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행위이며 사실상의 국가 부도 선언과 다름없는 위험한 도박이다. 만약 시장이 미국을 제멋대로 채무 구조를 변경하는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인식하게 되면 국채는 안전 자산에서 가장 불안한 자산으로 돌변하게 된다.


신뢰가 붕괴된 시장에서 국채 가격은 공급 감소와 상관없이 폭락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미국 금융 시스템 전체의 몰락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의 안보 보장이나 관세 유예라는 대가가 각국에 충분한 유인책이 되지 못할 경우 이 협정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각국 정부가 미국의 강압적인 요구를 거부하고 자체적인 군사력을 증강하거나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트럼프의 계획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이러한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실질적인 협정 체결보다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마라라고 협정이라는 극단적인 공포를 조성함으로써 전 세계 정부들이 달러 의존도를 스스로 줄이게 만드는 심리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관세 부과를 위한 빌드업과 군사적 보호막을 협상 도구로 활용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각국 정부는 마라라고 협정이 공식화되어 자신들의 자산이 무이자 채권으로 묶이기 전에 선제적으로 달러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미국 기조와 달러 매도세는 트럼프가 진정으로 원하던 약달러 환경을 조성하는 데 충분한 동력이 된다. 결국 마라라고 협정이 실제로 이행되어 미국이 스스로 신용을 파괴하는 단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준비 과정만으로도 트럼프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의 강달러 기조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각국의 대응이 구체화될수록 시장은 급격한 약달러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경제적 패권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는 트럼프 특유의 충격 요법일 가능성이 크다. 

 

마라라고 협정의 완전한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그 여파로 인한 달러 가치의 변동성은 향후 글로벌 금융 시장을 뒤흔들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이제 트럼프는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를 동시에 낮추기 위해 글로벌 경제 질서의 근간을 건드리는 위험한 협상을 시작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필연적인 약달러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의 변화 속에서 자산 배분 전략과 환율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 와이이코노미 & www.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트럼프의 마라라고 협정, 부채 위기 탈출을 위한 도박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