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미국 노동부 통계국이 발표한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신규 고용은 13만9천 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2만6천 명을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올랐다. 이 같은 수치는 고용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임금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함을 나타낸다.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 반응을 보였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도 동반 상승했다.
고용 증가의 세부 내용을 보면 산업별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헬스케어 부문에서 6만2천 개의 일자리가 늘었고 레저 및 접객업에서 4만8천 개가 증가했다.
두 산업을 합치면 이번 달 전체 신규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헬스케어와 교육 서비스는 정부 예산과 공공 보험 지출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다. 레저 및 접객업 역시 비교적 임금 수준이 낮고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서비스업에 속한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8천 개의 일자리가 감소했고 소매 유통 부문에서는 7천 개가 줄었다. 연방정부 부문에서도 2만2천 개의 일자리가 감소했고 임시직 고용은 2만 개 줄었다. 전통적으로 미국 경제의 생산성과 투자 사이클을 반영해 온 제조업 건설 금융 IT 운송 분야에서는 고용 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풀타임 일자리는 62만3천 개 감소했고 파트타임 일자리는 3만3천 개 증가했다. 고용 총량은 늘었지만 정규직 비중이 줄어든 구조다.
임금이 상승한 상황에서도 일자리의 질적 구성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함께 확인된다. 임금 상승이 나타난 산업 역시 주로 저임금 서비스업과 공공 지출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집중돼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 전반에서 임금과 고용이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은 관측되지 않았다.
실업률 지표와 함께 노동참여율 변화도 확인된다. 노동참여율은 62.4%로 전월 62.6%에서 하락했다. 노동참여율은 16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가 있거나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구직 활동 자체를 중단한 인구가 늘었음을 뜻한다. 5월 한 달 동안 약 62만5천 명이 노동시장 밖으로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구직 중인 사람만을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노동시장 이탈 인구는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는다. 최근 12개월 동안 노동시장 이탈 인구는 약 2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고용 지표를 둘러싸고 통계 간 신호 차이도 확인된다. 미국 노동부 통계국의 공식 고용보고서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와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결합해 산출된다. 여기에 민간 급여대행업체인 ADP가 집계한 민간 고용 통계와 구인 이직 통계를 다루는 JOLTS 자료가 별도로 존재한다.
ADP 통계에서는 5월 민간 신규 고용이 3만7천 명으로 집계돼 2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JOLTS 자료에서는 구인 공고 수는 유지됐지만 실제 채용 건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직률도 하락세를 보였다. 고용 공고는 많지만 채용은 둔화되고 근로자 이동성은 낮아진 흐름이 동시에 나타났다.
통계 간 차이는 조사 대상 표본과 집계 방식 시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ADP는 대기업 중심의 급여 데이터를 활용하고 노동부 통계국은 전국 단위 사업체와 가구를 조사한다.
JOLTS는 채용과 이직 흐름에 초점을 둔 통계다. 경기 흐름이 안정적인 시기에는 이들 지표가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지만 변곡 국면에서는 엇갈린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임금 지표도 함께 해석된다.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최근 미국의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기준 인플레이션율은 2% 초반대로 내려온 상태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다만 임금 상승이 나타난 산업이 저임금 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전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균등하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금 상승이 지속될 경우 연방준비제도는 임금과 물가가 서로를 자극하는 흐름을 경계하게 된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 비용이 늘고 이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다시 임금 인상 요구로 연결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고용 안정과 물가 안정을 통화정책의 핵심 목표로 두고 있다. 5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평가되는 범위 내에 머물렀고 고용 총량은 증가했다. 임금 상승률도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안정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 지표는 정책 조정의 즉각적인 근거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이번 고용보고서는 고용 증가, 임금 상승, 노동참여율 하락, 산업별 편중, 통계 간 불일치라는 여러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마무리된다. 지금까지의 경제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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