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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장관, 청문회서 “내가 틀렸다”…관세 판단 공식 수정

  • 고건 기자
  • 입력 2026.02.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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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슨트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던 과거 판단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베슨트 장관은 2월 6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2024년 자신과 자신이 몸담았던 투자사가 관세를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판단했던 시각을 공식적으로 수정했다.


베슨트 장관은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주장이 실제 경제 지표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도입된 이후에도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보였고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났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연구를 근거로 들며 관세가 특정 품목 가격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청문회에서는 최근 미국 경제 흐름에 대한 수치도 함께 제시됐다. 미국 경제는 최근 세 개 분기 동안 연율 기준 4.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인플레이션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베슨트 장관은 이를 두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설명했다. 

 

당시에는 관세로 인해 예상을 뛰어넘는 범위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 징후가 보이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통제 하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주거비 상승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른 원인을 지목했다. 베슨트 장관은 미국의 주택 비용 상승이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다며 대규모 이민 유입이 단기간에 주택 수요를 크게 늘렸고 신규 주택 공급과 인프라 확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대료와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동시장과 인구 이동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한편 청문회에서는 관세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도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관세가 소비재와 건설 자재 가격을 높여 가계 부담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베슨트 장관은 개별 품목 가격 변화와 전체 물가 흐름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관세가 붙은 특정 국가, 특정 수입품의 가격이 오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논리였다.


이번 발언은 베슨트 장관의 과거 입장 변화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는 2024년 투자회사 키 스퀘어 그룹 소속으로 파트너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관세가 물가를 자극하고 달러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서한에는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다시 시행될 경우 관세와 강달러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미국 제조업 정책의 출발점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모든 지표는 정반대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베슨트 장관은 이날 과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연방준비제도의 대응이 늦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청문회는 원래 재무부가 제출한 금융안정감독위원회 연례보고를 점검하는 자리였으나 베슨트 장관의 발언과 함께 관세와 인플레이션, 주택 비용, 통화정책 신뢰 문제에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시각차를 보여주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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