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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월 CPI 예상 밖 하락, 에너지 덕분?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04.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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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밑돌며 둔화 흐름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3월 C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대 중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나온 수치로 시장의 긴장감은 빠르게 완화됐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에너지 가격이다. 국제유가 조정의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이 내리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 역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근원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판단 시 더 중요하게 보는 수치다. 일시적인 유가 변동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압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거비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주거비는 미국 CPI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임대료와 주택 소유자 환산임대료가 포함된다. 이 항목이 안정되면 전체 물가도 자연스럽게 둔화되는 구조다. 서비스 물가 역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전월 대비 속도는 완만했다.


3월 CPI 발표 직후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연준은 물가가 2% 목표로 안정적으로 수렴하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올해 들어 일부 물가 지표가 반등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번 수치로 시장은 다시 연내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물가 둔화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 관련 지표가 둔화 신호를 보일 경우 기업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투자자들은 물가가 내려갔다는 사실보다 그 배경이 수요 둔화인지 공급 안정인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CPI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공개된 마지막 주요 물가 지표 중 하나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 시 고용과 물가를 동시에 고려한다. 최근 고용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 상승률도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 물가가 둔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통화정책의 무게추는 점차 완화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발표를 단기적 변동이 아닌 추세 전환의 신호로 볼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일시적일 경우 다음 달 수치에서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가 꾸준히 안정된다면 연준의 정책 경로는 보다 뚜렷해질 수 있다.


달러 가치는 발표 직후 소폭 약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질수록 달러 매력도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물가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미국 금리가 낮아지면 신흥국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생긴다.


3월 CPI는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단 진정시켰다. 그러나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내릴지 여부는 추가 지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곧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고용 보고서가 다음 판단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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